인도가 만모한 싱 전 재무장관(71)을 차기 총리로 지명한 뒤 급속히 안정을 되찾고 있다.
이로써 총선에서 승리한 국민회의당이 공산당과 연정을 구성할 것이라는 우려로 촉발된 경제적 불확실성은 상당 부분 해소됐다.
그러나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국민회의당 소냐 간디 당수가 측근인 싱 총리를 막후에서 ‘수렴청정’하려 든다면 더 큰 정치적 곤경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제개혁과 평화가 핵심=싱 차기 총리는 20일 첫 기자회견에서 “경제개혁은 계속될 것이며 파키스탄과의 평화도 지속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1991∼96년 재무장관을 맡아 경제개방을 이끌었던 싱 총리는 폐쇄적이었던 인도 경제를 과감하게 해외투자자에게 개방한 인물.
이런 점에서 그의 총리 취임으로 개방과 개혁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총선이 끝난 뒤 폭락했던 주식시장도 안정을 되찾았다.
▽“소냐 당수의 수렴청정 경계해야”=인도 재계는 싱 총리의 등장을 전폭적으로 환영했다.
인도 산업연맹의 스리니바산 사무총장은 “경제개혁 설계자인 싱 총리는 인도를 고성장 궤도로 이끌 인물”이라고 말했다.
FT도 “인도에 좌파 정권이 등장함에 따라 우려감이 완전히 가시지 않았지만 인도 정치상황은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20일 보도했다. 특히 인도가 싱 총리 카드를 꺼내들어 경제개혁이 뒤로 후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FT는 “소냐 당수가 자신의 지지세력을 배경으로 싱 총리를 뒤에서 조종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보도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