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씨네피플]戰士부활…대작영화 ‘트로이’ 주연 브래드 피트

입력 | 2004-05-02 17:30:00

영화 ‘트로이’에서 비운의 최후를 맞는 아킬레스로 변신한 브래드 피트. 그는 차가운 마음을 지닌 ‘킬러’로 보이지만 위대한 인간성과 우아함을 동시에 갖춘 아킬레스를 연기했다. 아래는 영화 중 ‘트로이의 목마’를 보고 트로이 군중이 경탄하는 장면. 사진제공 워너브러더스코리아


기원전 3200년 트로이의 파리스 왕자(올란도 블룸)는 스파르타 왕비 헬레네(다이앤 크루거)에 반해 헬레네를 데리고 트로이로 달아난다. 이에 그리스 연합군은 미케네 왕 아가멤논(브라이언 콕스)의 지휘 아래 트로이를 공격한다. 아킬레스는 어머니이자 바다의 님프인 테티스가 "트로이와의 전쟁에 나간다면 이름을 영원히 남기겠지만 집으로는 다시 돌아올 수 없을 것"이라고 예언하는 가운데 원정을 떠난다.

●높이 11m 무게11t ‘목마’재현

지난 달 30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의 에섹스하우스 호텔에서 브래드 피트를 만났다. ‘트로이’에서는 어깨까지 내려오는 금발을 휘날리며 전장을 누볐지만 이날은 짧은 머리에 캐주얼 차림이었다.

-아킬레스에 빠져든 이유는 뭔가.

“극중 아킬레스는 삶의 목표가 분명하지 않고 가족의 사랑도 모르는 전사다. 그가 마음에 든 이유는 여러 번 실수를 하면서도 자기 안의 휴머니티를 발견한다는 점이다. 복잡한 캐릭터였지만 매력적이었다.”

-아킬레스는 테티스의 예언처럼 ‘행복하지만 평범한 삶’과 ‘영원히 이름을 남기는 죽음’의 갈림길에 서 있었다. 실제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겠나.

“두 가지 다 맞는 결정은 아닌 것 같다….”

그는 극중에서 ‘아라비아의 로렌스’로 유명한 원로 배우 피터 오툴(72)과 멋진 연기 앙상블을 펼쳐 인터뷰 장에서도 화제가 됐다. 트로이 왕 프리아모스 역의 오툴이 맏아들 헥토로(에릭 바나)의 시신을 되찾기 위해 눈물을 흘리며 적장 아킬레스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다.

-볼프강 피터슨 감독은 오툴과의 촬영을 마친 뒤 당신이 울었다고 말했다. 일종의 쇼크 상태였다고 하던데.

“아킬레스는 가까운 친구를, 프리아모스는 아들을 잃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상실감을 이해하고 연민을 느꼈을 것이다. 가장 중요하고 만족스러운 장면이었다. 영화사상 가장 훌륭한 배우의 한 사람인 오툴과의 연기여서 더 의미가 컸다.”

피트는 ‘피플’ 지에서 선정한 ‘생존하는 가장 섹시한 남성’으로 두 차례나 뽑힌 유일한 남성. 기네스 팰트로 등 스타들과의 염문을 뿌리다 2000년 인기 시트콤 ‘프렌즈’의 주인공 제니퍼 애니스톤과 결혼했다.

●당시 상황 맞춰 누드 노출 흔쾌히

-섹시하거나 뛰어난 용모가 배우로서 다양한 역할을 맡는 데 제약이 되는 건 아닌가.

“내가 가진 ‘패’를 갖고 카드 게임을 할 수밖에 없다.”

-영화에서 누드 장면이 여러 번 나와 당혹스럽지 않았나.

“그렇지 않았다. 시나리오에 있었고, 그래서 그대로 했다. 당시 그리스 사람들은 자주 벗고 다녔다고 하더라. (웃음)”

뉴욕=김갑식기자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