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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9·11참사 광고논란' 제2라운드

입력 | 2004-03-07 16:18:00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국가적 비극인 9·11 테러참사를 대선 광고에 이용했다는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진보와 보수의 관점을 각각 대변해온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이 찬반 논란을 자기 색깔대로 이를 해석하는 가운데, 부시 대통령은 '나만의 길'을 가겠다는 독불장군의 모습을 보임에 따라 광고논란은 본격적인 제2라운드로 옮겨가고 있다.

▽9·11 광고 찬반 대리전=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은 5일 약속이라도 한 듯이 부시의 대선광고 문제를 사설로 다뤘다. 마치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리전을 치르는 모습이다.

뉴욕타임스는 "9·11 테러로 인한 상실감과 보통사람의 영웅적인 행동에 편승한 후보자는 유권자로부터 외면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또 "다음 대통령을 선택하기 위해 미국인들은 비극이 발생했을때와 지금을 비교해서 국가가 더욱 안전해졌는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시의 독단적인 외교정책을 우회적으로 비난한 것.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 저널은 "9·11 테러는 유혈로 얼룩진 진주만 공격이후 최악의 미국 본토 공격"이라며 이 문제를 논의하는데 대한 정당성을 뒷받침했다. 신문은 "부시 대통령 치하에서의 결정적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민주당과 이에 동조하는 미디어들은 이 문제가 대선 이슈가 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진보단체의 반격=공화당전국위원회(RNC)는 5일 전국 250개 TV 방송국에 한 진보단체의 광고중단을 요청했다. 진보파 유권자단체인 무브온의 유권자 모금광고 방영을 문제삼은 것.

RNC는 이른바 '소프트 머니'(전당후원금)를 받아 운영되는 단체가 대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광고에 돈을 쓰는 것은 연방 선거자금법 위반행위라고 주장했다. 겉으로는 법을 내세웠지만, 내심으로는 지난 4일부터 부시 대통령의 정책을 비판하는 광고를 내세운 이들의 반격을 초기에 잠재우기 위한 것.

무브온은 당초 190만달러를 들여 5일동안 17개 대선 격전지역에서 부시 대통령을 비난하는 광고를 내보낼 예정이었다. 무브온 창업주 웨스 보이드는 추가로 100만달러를 들여 일부 주에서 1주일간 연장방송할 계획이라고 밝히는 등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연방통신위원회(FCC)는 문제의 광고가 위법인지 여부는 세부적 내용을 검토한뒤에야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부시의 '한다면 한다' 정신=광고 논란에도 불구하고 부시 대통령은 11일 뉴욕에서 열리는 9·11 희생자 기념행사에 참석키로 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부시 대통령이 11일 나소 카운티의 9·11 기념물 기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뉴욕을 방문한 뒤, 같은 장소에서 선거모금 연설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부시의 조언자들은 광고논란이 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부시 대통령의 한 측근은 "우리가 원하던 선거 이슈를 중심으로 선거운동이 시작됐다"고 반겼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