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경기 회복을 공식 선언했다.
다케나카 헤이조(竹中平藏) 경제재정금융상은 19일 각료회의에 제출한 1월 경제보고서에서 “일본 경기는 설비투자와 수출의 뒷받침으로 착실히 회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종합적인 경기상황에 대해 ‘회복’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2001년 1월 이후 3년 만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도 국회 시정연설에서 “일본의 경제성장률은 1년반 동안 실질적으로 플러스로 돌아섰고 물가하락도 멈추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면서 2001년 집권 후 처음으로 경기회복이라는 인식을 나타냈다.
이번 경기회복은 1990년대 초 거품이 붕괴된 이후 세 번째 찾아온 것. 일본 경제는 93년 11월∼97년 5월과 99년 2월∼2000년 말 등 두차례 ‘반짝’ 활기를 보였다가 주저앉은 바 있다.
일본 정부는 제조업 생산이 증가하고 중국 동남아 등 아시아 시장에 대한 수출 호조로 기업의 수익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일본 경제의 골칫거리로 여겨져 온 소비위축 현상에 대해 “디지털 가전제품의 판매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면서 종전의 ‘바닥 다지기’에서 ‘개선 움직임이 보인다’는 표현으로 상향 수정했다.
지난해 일본의 기업 도산건수는 1만6624건으로 전년보다 14.6% 줄어 4년 만에 감소했다.
다케나카 경제재정금융상은 이런 통계를 근거로 “세계경제 회복과 함께 일본도 경기상승이 계속될 것”이라며 앞으로 경기회복 효과가 가계에까지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실질 1.8%, 명목 0.5%로 정해 플러스 성장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완전실업률이 5%대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서민층의 소비심리도 풀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경기회복을 선언하기에는 이르다고 지적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대기업의 실적 개선이 가계와 중소기업, 지방경제로 파급되지 않는 한 경기가 지속적으로 회복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