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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비만치료제…후발주자 리덕틸, 제니칼에 판정승?

입력 | 2004-01-18 17:33:00

제니칼(왼쪽), 리덕틸


비만 치료제의 대명사 격인 ‘제니칼’과 ‘리덕틸’간의 자존심을 건 한판승부의 승자는 누구일까.

2001년 2월에 들어온 한국로슈의 제니칼은 장에서 지방의 흡수를 억제하는 약. 같은 해 10월에 들어온 한국에보트의 리덕틸은 포만감을 느끼는 중추신경을 자극해 식욕을 억제하는 약이다.

제니칼은 ‘비만 먹어서 치료한다’는 대대적인 마케팅 덕에 첫 3개월 동안 무려 163억원어치가 팔렸다. 또 2002년 매출만 해도 제니칼이 234억원, 리덕틸이 166억원으로 여전히 앞섰다.

그러나 2003년부터 후발주자였던 리덕틸이 처음으로 제니칼을 매출에서 앞섰다. 의약품판매 통계기관인 IMS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리덕틸의 매출은 166억원, 제니칼 매출은 115억원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비만치료제의 시장 점유율은 제니칼이 42%, 리덕틸이 28%였다. 한국만 특이하게 리덕틸이 강세인 것.

전문가들은 제니칼이 지방섭취가 많은 서양인에게는 잘 맞지만 상대적으로 지방 섭취가 적은 한국 사람에겐 리덕틸이 적당하다고 본다.

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 오상우 교수는 “리덕틸은 복용 며칠 뒤면 약효가 금방 나타나므로 성격이 급한 사람에게 잘 맞는다”며 “제니칼은 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에겐 금방 효과가 나타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엔 효과가 천천히 나타난다”고 말했다.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박용우 교수는 “비만 치료제와 같은 ‘해피메이커’의 경우 초기에는 사람들이 폭발적인 관심을 보이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상승세가 한풀 꺾인 제니칼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만 12∼16세의 청소년 비만 치료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추가로 허가를 받았다.

특히 청소년 비만의 주 원인은 피자 햄버거 등 지방 섭취이므로 제니칼측은 국내매출이 다시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리덕틸도 2004년 말 쯤에 같은 분야로 FDA 승인을 받을 예정이어서 앞으로 두 약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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