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올 시즌 미국PGA투어 개막전인 메르세데스챔피언십 프로암 경기 중 동반 아마추어의 샷을 지켜보며 활짝 웃고 있는 타이거 우즈. 그는 지난해 무릎수술 때문에 불참했던 이 대회 통산 세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카팔루아(하와이)AP연합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29·미국)는 올 시즌 부활할 것인가.
지난해 시즌 그의 성적은 최다승(5승)에 평균타수 1위(68.41타), 상금랭킹 2위(667만달러). 무릎수술 후 재활치료 때문에 시즌 초반 5개 대회에 불참한 것을 감안하면 눈부신 성적이다. 동료들은 상금왕 비제이 싱(피지)을 제쳐두고 그에게 ‘올해의 선수’ 영광까지 안겨줬다.
그런데도 우즈가 실망했던 것은 메이저 무관에 그쳤기 때문. 프로 데뷔 이후 7차례 풀 시즌을 뛰는 동안 98년에 이어 두 번째였다.
‘황금곰’ 잭 니클로스(64·미국)가 보유 중인 최다 메이저 우승(18승)을 경신할 유일한 후보로 거론되는 우즈는 열흘 전 28개의 생일 케이크 촛불을 껐다. 단순 계산으로 우즈는 앞으로 10년 동안 매년 메이저 1승씩만 올려도 니클로스의 기록과 타이를 이룬다. 하지만 또다시 무관에 그칠 수도 있기에 메이저 18승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선수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부상을 당할 수도 있다. 지난해 말 약혼한 우즈에게 장차 결혼과 가정생활이 경기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미지수다. 우즈의 아버지 얼은 결혼을 반대하고 있지만 니클로스는 결혼 찬성론자. “현역시절 다섯명의 자녀를 뒀다. 첫 애는 PGA 첫 우승 전에 얻었고 셋째아이까지는 내 나이 25세 이전에 낳았다. 결혼은 결코 골프를 방해하지 않았다”는 게 그의 말.
우즈는 9일 하와이 플랜테이션코스(파73·7263야드)에서 개막하는 2004시즌 미국PGA투어 개막전인 메르세데스챔피언십(총상금 530만달러)에 출전한다. 우승 상금만도 106만달러(약 13억원)나 되고 전년도 우승자만 출전하는 ‘왕중왕전’으로 올 시즌 판도를 가늠할 수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해 이맘때는 목발을 짚고 다녔기에 우즈의 각오는 예년과 다르다. 그는 공식인터뷰에서 “작년대회 때는 집에서 TV중계를 지켜보며 좀이 쑤셨다. 그때만 해도 언제 다시 투어에 복귀할 수 있을지 분명치 않았지만 이제 무릎 상태가 깨끗해졌다. 우승 준비는 끝났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8일 발표된 우즈의 첫 라운드 상대는 지난해 크라이슬러클래식 우승자인 프랭크 릭라이터2세(미국). 상금왕 싱은 디펜딩챔피언 어니 엘스(남아공)와 같은 조로 편성됐다.
지난해 대회에서 엘스와 치열한 우승 경쟁을 벌였으나 막판 뒷심 부족으로 2위에 머물렀던 ‘탱크’ 최경주(슈페리어, 테일러메이드)는 지난해 우승이 없어 출전자격을 얻지 못했다. 한편 8일 열린 프로암대회에는 ‘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골프 천재소녀’ 미셸 위(14·한국명 위성미)가 특별 초청선수로 출전해 대회분위기를 달궜다.
안영식기자 ysa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