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문화재연구소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명지대 윤용이 교수가 이번 발굴에서 나온 편병(둥근 몸체에 한쪽만 편평한 자기)을 살피고 있다. 주둥이가 넓은 광구병(윤 교수 왼쪽), 숟가락 젓가락 받침대(앞쪽 가운데) 등 특이한 유물도 인양되었다. -김동주기자
문화재청 산하 국립해양유물전시관(관장 윤방언)은 전북 군산시 옥도면 ‘십이동파도’ 앞바다 해역 수심 16m(만조시 20m)에서 고려청자를 대량 적재한 채 발견된 침몰 선박에 대한 정밀탐사 결과 생활용 청자 유물들이 대량 발굴됐다고 24일 발표했다.
조사단은 9월 25일 첫 발견 이후 지난달 21일∼이달 19일 한달 가까이 정밀탐사를 벌인 결과 시저(匙箸·숟가락과 젓가락) 받침대, 청동 숟가락, 뚜껑 있는 대접, 찻잎을 담는 다호(茶壺), 광구병(廣口甁·주둥이가 넓은 병), 편병(偏甁·둥근 몸체에 한쪽 면만 편평하게 만든 병), 철제 솥 등 모두 5266점을 추가 인양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이번 유물은 지난달 10일 긴급탐사 때 나왔던 접시와 찻잔, 대접을 포함해 모두 10종 6555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시저 받침대는 이번 발굴에서 처음 인양된 유물로 고려시대에도 요즘처럼 숟가락 젓가락 받침대가 사용됐음을 밝혀 주는 것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이 청자들은 1976년 신안 해저유물 발굴 이후 완도 해저, 보령 죽도, 무안 도리포, 서해 비안도 해저에서 발굴 인양된 유물 중 가장 오래된 1100년대 것으로 추정된다.
윤용이 교수(명지대·한국도자사)는 “청자들은 해남 진산리 일대에 새로 설치된 가마에서 대량생산돼 개경으로 공물(貢物)로 싣고 가다가 침몰된 것으로 보인다”며 “1983년 완도에서 발견된 생활자기(1130년대 추정) 종류들과 거의 비슷하면서도 꽃무늬 접시나 뚜껑 있는 대접 등 앞선 양식의 자기들이 섞여 있는 것으로 보아 완도 것보다 20∼30년 앞선 1100년대 유물로 보인다”고 평했다.
침몰 선박은 길이 7m, 폭 2.5m이고 현재까지 발견된 고대 선박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이창억 교수(울산과학대·선박구조학)는 “침몰한 배는 바닥이 편평한 평저선(平底船)으로 최소 4명이 승선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동아닷컴(www.donga.com)에서 발굴현장을 수중촬영한 동영상을 볼 수 있다.
배 밑바닥에 가로세로로 가지런히 놓인 청자 포장방법도 새롭게 드러난 부분. 당시 운반인들은 운송 중 파손을 막기 위해 아래위로 포개면서 그 사이에 갈대나 짚을 넣었으며 청자 열(列)과 열 사이에는 소나무 쐐기를 넣어 분리했다.
한편 선체 중간 부분에서 철제 솥이 발견되고 주변에 있던 돌이 불에 그을린 흔적이 있는 것으로 보아 선상에서 선원들이 식생활을 했음이 밝혀졌다.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