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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 평전’ 日서 재출간…가명 첫 출판후 25년만에

입력 | 2003-11-16 18:58:00


한국의 시대상황 때문에 일본에서 처음 발간됐던 ‘전태일 평전’이 25년 만에 일본에서 재출간된다.

전씨의 여동생 전순옥씨(49·참여성노동복지터 대표)는 16일 “‘전태일 평전’ 일본어판의 출판기념식이 22일과 23일 일본 도쿄와 오사카에서 각각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1970년 평화시장에서 재단사로 일하다 노동자의 인간적인 삶을 요구하며 분신자살한 전태일씨(당시 22세·사진)의 이야기는 고 조영래(趙英來) 변호사가 민청학련 사건으로 수배를 받던 74년부터 2년간 골방에 묻혀 살며 완성했다.

이 ‘전태일 평전’은 한국의 정치상황 때문에 출판되지 못하다가 78년 일본으로 건너가 ‘김영기’라는 가명의 저자 이름으로 일본어로 먼저 발간됐다.

한글판은 83년 전두환(全斗煥) 정권 당시 조 변호사 대신 ‘전태일 기념관 건립위원회’로 저자가 찍혀 처음으로 빛을 봤다.

그러나 이 책은 한동안 판매금지 조치를 당하는 등 수모를 겪다가 조 변호사가 폐암으로 세상을 떠난 뒤인 91년 저자의 실명을 밝히고 개정증보판이 나왔다.

우여곡절 끝에 일본에서 25년 만에 다시 출간되는 ‘전태일 평전’은 ‘한일 국제연대’라는 양국 노동자 연대기구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는 일본 공무원노조 출신 노동연구가 지호코 호리 등 4명이 공동번역했다.

‘전태일 평전’을 펴낸 출판사인 돌베개측은 “일본어판은 한국의 노동운동에 관심을 보여 온 지호코씨 등이 전순옥씨에게 평전 번역본을 출간하고 싶다고 제의한 것이 계기가 됐으며 일본의 쓰게쇼보 출판사에서 발간된다”고 밝혔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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