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꽃으로 전하는 이웃사랑’
동사무소와 면사무소, 농업기술센터 직원들이 정성껏 가꾼 국화꽃이 불우이웃들에게 사랑을 전하는 온정의 꽃으로 다시 피어났다. 전남 보성군 미력면사무소 직원 20명은 70평 남짓한 비닐하우스 2동에서 국화를 가꿔 3년째 어려운 이웃들을 돕고 있다. 면사무소 뒤편 아담한 화원이 이들의 이웃돕기 터전이다.
이들은 업무를 하면서 한 여름에도 국화 순을 잘라 심는 삽목(揷木)과 모양잡기, 꽃받침 만들기 등 고된 작업을 해왔다. 전 직원이 애지중지 국화꽃을 가꿔 올해 500여개 화분에서 꽃이 활짝 피어났다. 직원들은 지역 축제와 학교, 교회 등지를 찾아다니며 국화꽃 화분을 팔아 모두 513만원을 모았다. 작년과 재작년 수입이 200만∼300만원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올해는 쏠쏠한 편이다.
이들은 연말에 혼자 사는 노인과 소년소녀가장, 영세민에게 외투와 내의, 쌀 등을 사주고 노인들을 초청해 조촐한 잔치도 열 계획이다. 달동네인 전남 순천시 남제동 사무소 직원들도 3년째 옥상에서 키운 국화꽃을 팔아 이웃사랑을 전하고 있다. 올해는 200개 화분을 재배해 사무실 복도에서 국화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올 예상 수입 150만원으로 영세민들과 소년소녀가장 등 60세대에 김장을 해줄 계획이다.
김철중(金喆中) 동장은 “순천시 외곽의 달동네인 이 곳에는 사고나 부모의 가출 등으로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이 많다”며 “불우한 이웃에 대한 온정이 온 동네로 퍼지면서 마을 분위기가 무척 밝아졌다”고 말했다.
전남 담양군 농업기술센터도 직원들이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한 국화꽃 화분 100여개를 지난달 28일부터 이틀간 청내에 전시해 40만원을 모았다.
센터측은 지난해까지 하우스에서 가꾼 국화를 군청 등 관내 기관에 무료로 분양하거나 길거리에 심었으나 올해부터 직원 1인당 10개 화분 가꾸기 운동을 벌여 수익금으로 불우이웃을 돕기로 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