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의 상수원인 낙동강의 수질이 올해 들어 급격히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상수원 관리에 청신호가 켜졌다.
11일 환경부가 발표한 ‘4대강 주요 지점 상반기 수질 현황’에 따르면 부산지역의 상수원인 낙동강 물금 지점의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은 2.5ppm으로 수질 측정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2급수(3ppm 이하)를 기록했다. 2급수는 일반적인 정수 처리과정을 거치면 식수로 사용할 수 있는 수질의 수준이며 3급수는 고도의 정수 처리를 거쳐야 수돗물로 사용이 가능하다.
남지의 BOD는 2.1ppm, 구포는 2.7ppm, 고령은 2.6ppm으로 낙동강 전 지점의 수질이 상반기 중 2급수로 개선됐으며 안동 지점은 1급수인 0.9ppm을 기록했다.
고령 지점의 경우 1996년 한때 상수원으로 쓸 수 없는 6.4ppm(3급수)을 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올해 수질이 크게 개선된 것은 2·4분기에만 낙동강 수계에 586mm의 비가 내리는 등 상반기에 강수량이 많았던 탓도 있지만 1991년 페놀사태 이후 낙동강에 대한 집중적인 수질개선 투자가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1993년부터 2002년까지 10년간 4대강 수계의 환경기초시설 확충에 총 20조3600억원이 투자됐으며 이중 3분의 1이 넘는 7조2000억원이 낙동강에 투입됐다. 1997년 9개소에 불과하던 환경기초시설은 현재 36개소로 늘었다.
특히 한때 악취가 진동했던 경남 김해시 대포천의 경우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하천을 정화해 1급수로 가꾸는 등 지역주민과 환경단체의 노력도 수질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 같은 수질 개선 추세는 낙동강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한강 수계 팔당의 경우 1997년에는 1.7ppm을 기록했으나 올 상반기 평균 1.2ppm을 보였으며 금강 수계의 대청호와 영산강 수계의 광주지점도 2000년 이후 수질이 계속 개선되고 있다.
정성희기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