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의원 김영부 노사모 초대회장
청와대를 향한 민주당 쪽의 우려와 불만의 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안팎의 ‘친노(親盧) 핵심’들로부터도 집권 6개월을 맞는 참여정부에 대한 걱정의 ‘쓴 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역 의원 중에서 노 대통령과 가장 ‘코드’가 맞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천정배(千正培) 의원은 최근 지인들로부터 “노 대통령에게 충격을 주기 위해서라도 공개적으로 청와대의 문제점을 비판해야 한다”는 건의를 집중적으로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여권 인사는 “최근 ‘정치 현안과 관련해 대통령을 만나 건의를 좀 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했더니 천 의원도 지금은 대통령을 만나고 싶지 않은 인상이더라. 천 의원도 고언을 하기에 지친 모양이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천 의원이 8월 청와대 개편 여부를 지켜본 뒤 마땅치 않다고 판단할 경우 청와대의 문제점을 공개적으로 거론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만큼 천 의원의 불만과 고민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전국 초대 회장인 김영부(金永부·43·학원 경영)씨는 10일 “처음에는 시스템이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으나 요즘엔 왜 저럴까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노 대통령의 실패는 노 대통령 개인이 아니라 세대교체와 변화를 원했던 모두의 실패”라며 “누군가 노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선택과 집중’에 입각한 지원을 해줘야 하는데 온통 가르치려 드는 사람만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어 “유시민(柳時敏) 의원이나 청와대 일부 386 측근들이 386세대를 대표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이들의 지나친 자신감이 기성세대를 퇴출 대상으로 경멸하는 듯이 비치는 데서 전술적 오류가 발생했다”며 “386은 기성세대의 질서와 경륜도 존중하고 배우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또 “언론에서 일부 386들의 행태를 전체 386의 일로 확대해서 매도하는 측면도 있다”며 “386들이 많은 오류를 범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조직을 거느려보지 못하고 풍부한 경험을 갖지 못한 일부 측근 386들이 다양성보다 ‘코드’만 취하는 데서 오는 오류가 더 큰 문제”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한편 한 친노파 초선 의원은 “최근 청와대 고위관계자를 만나 봤는 데 변화의 기미가 보이지 않더라”며 “얘기해봐야 별 소용이 없어 청와대 개편 방향에 대해 별로 말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