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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核무기보유 첫 시인

입력 | 2003-04-25 18:31:00


정부는 25일 베이징(北京) 3자회담을 마치고 방한한 제임스 켈리 미국 국무부 차관보로부터 북한이 핵무기 보유를 시인했다는 사실을 통보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켈리 차관보는 윤영관(尹永寬) 외교통상부장관을 만난데 이어 이수혁(李秀赫) 외교부 차관보와 만찬을 겸한 실무회담을 갖고 3자회담 진행 상황을 설명했다.

북한이 핵보유를 시인한 것은 처음이며, 이것이 사실일 경우 9번째 핵무기 보유국이 된다. 그러나 한미 양국은 북한의 핵보유 시인이 사실인지 여부는 추가 확인을 거쳐 판단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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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보 내용과 정부 대응=켈리 차관보는 3자회담 북한 수석대표인 이근(李根) 외무성 부국장이 핵무기 보유 및 폐연료봉 재처리에 관해 발언한 내용을 한국측에 소상히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교소식통은 “켈리 차관보는 이근 대표가 핵무기 보유 사실을 한국말과 영어로 여러 차례 밝혔다고 전했다”면서 “북한의 핵무기 보유 시인에 관해 미국 언론이 보도한 내용은 대체로 사실”이라고 말했다.

윤 장관은 이와 관련, “켈리 차관보로부터 베이징 3자회담에 대해 상세하게 브리핑을 받았다” 그가 본국에 돌아가 논의한 뒤 한미일 3국 정부간에 긴밀한 협의가 있을 것”이라고 만 말하고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정부는 북한의 핵보유 시인 발언이 확인됨에 따라 이르면 26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어 북한의 핵 보유에 따른 대책을 논의한 뒤 미국 일본과의 협의를 통해 공동 대응책을 모색키로 했다.

그러나 정부는 27일부터 평양에서 열리는 제10차 남북장관급 회담은 일단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반응=조지 W 부시 대통령은 NBC와의 회견에서 “북한은 과거의 협박게임으로 회귀했다”며 “이는 북한과 세계에 미국이 협박당하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도 “북한이 그런 방향으로 가는 것은 매우 경솔한 일”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미국 언론들은 “북한이 이미 8000여개의 폐연료봉 재처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보도했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의 핵보유 발언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은 채 “우리는 확실히 몇 년 동안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해 왔다”며 “그들이 그런 말을 했다고 해도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우방국들과 충분히 협의하기 전까지는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미 백악관 관계자가 밝힌 것으로 뉴욕 타임스가 전했다.

▽북한 반응=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사 기자의 질문에 “(베이징 3자회담에서) 조-미(북-미) 쌍방의 우려를 동시에 해소할 수 있는 새롭고 대범한 해결방도를 내놓았다”고 밝혔으나 ‘새롭고 대범한 해결방도’가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대변인은 이어 “미국은 아무런 새로운 방도도 내놓지 않고 종전의 ‘선(先) 핵 포기’ 주장만 되풀이했다”며 “우리는 조선반도에서 전쟁을 막고 공고한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려는 입장으로부터 출발하여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방도를 제시했으므로 앞으로 그에 대한 미국의 태도를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신 반응=미국 언론들은 북한이 3자회담에서 “우리는 이미 핵무기를 갖고 있다”며 “핵실험이나 (핵물질) 수출 여부는 미국의 태도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고 미 행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일제히 보도했다. 미 언론들은 또 미국 언론들은 “북한이 이미 8000여개의 폐연료봉 재처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며 “미국이 불가침을 확실히 보장하는 문서에 서명하고 대북(對北) 원조, 조-미(북-미) 수교 등의 조치를 취한다면 (추가적인) 핵개발 계획을 포기할 수 있으나 (이미 보유 중인) 핵무기의 폐기는 가능하지 않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한편 미 정보당국은 북한의 폐연료봉 처리 완료 발언이 협박성 허풍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베이징=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이기홍기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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