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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 “위험지역과 학생교류 자제를”

입력 | 2003-04-20 18:43:00


국립보건원은 20일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해 중국과 홍콩, 베트남 하노이, 싱가포르, 캐나다 토론토 등 사스 위험지역과의 학생교류 프로그램을 연기하거나 자제해 달라고 교육인적자원부에 요청했다.

보건원은 위험지역에서 사스가 계속 확산되고 있어 이 병이 국내에 유입되는 것을 가능한 한 차단하기 위해 이같이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보건원은 또 캐나다가 사스 위험지역에서 들어온 입국자들에 대해 헌혈 금지조치를 내린 것과 관련해 국내에서도 일정 기간 사스 위험지역에서 온 사람들에 대해 헌혈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보건원의 권준욱(權埈郁) 방역과장은 “세계보건기구(WHO)에 헌혈 금지의 필요성에 대해 문의하는 한편 외국의 비슷한 조치를 지켜보고 전문가 자문위원회의 의견을 참조해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이와 함께 19일부터 중국 베이징(北京)과 광둥(廣東)성에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항공기 승객들에 대해 체온검사를 실시하는 한편 20일부터는 베이징에서 김해공항으로 들어오는 승객들에 대해서도 체온검사를 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이종구(李鍾求) 검역소장은 “중국 내 대학들이 휴교에 들어가면서 한국인 유학생들이 입국하고 있다”며 “검역설문조사로는 점검할 수 없는 경우에 대비해 고열 증상 여부를 직접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원은 20일 현재 사스 신고건수는 33건으로 의심환자는 6명이고 이 중 4명이 격리 중이라고 밝혔다.

보건원은 열과 마른기침 등의 증세를 보여 33번째로 신고된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온 40대 남자에 대해 X선 촬영 등의 조사를 하고 있다.

한편 사스 감염자는 20일까지 전 세계 25개국에서 3800명을 넘어섰으며 이 가운데 7개국에서 198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각 국별 사망자 수는 △홍콩 81명 △중국 79명 △싱가포르 16명 △캐나다 14명 △베트남 5명 △태국 2명 △말레이시아 1명 등으로 집계됐다.

한편 중국 당국은 수도 베이징(北京)에서의 사스 감염 및 사망자 수를 축소, 은폐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 위생부는 20일 베이징의 사스 감염자는 339명으로 확인됐으며 18명이 숨지고 402명이 감염 의심 환자로 분류돼 정밀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전국에서 1807명이 감염돼 79명이 사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중국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베이징의 사스 감염자는 37명이고 사망자는 4명이라고 밝혔었다.

이에 따라 베이징대 경제학원과 국제관계학원, 중앙재경대학, 수도사범대학, 북방교통대학 등이 잇따라 휴교하는 등 사스 공포가 대학가를 덮쳤다. 한국 유학생 1만5000여명이 동요하고 있으며, 중국 지방 출신 학생들은 수업을 포기하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사례가 늘고 있다. 베이징어언대학의 장문선씨(31)는 “한국 유학생의 절반가량이 귀국 비행기표를 예약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홍콩에서는 환자 12명이 추가로 숨졌으며 캐나다에서도 14명째 사망자가 나왔다. 헨리 니만 미국 하버드대학 생명공학과 교수는 20일 홍콩과 캐나다의 사스 사망률은 18.2%라고 발표했다.

한편 사스 확산으로 다른 감염증에 대한 공포가 커지자 일본 정부는 새를 통해 인체에 전염돼 중증뇌염 등을 일으키는 ‘서나일열(west nile fever)’ 예방 대책으로 수입 조류에 대한 검역을 21일부터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0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서나일열이 발생한 나라에서 조류를 수입할 때는 수입 전 2주일간 해당 조류가 모기가 없는 환경에서 사육되었다는 증명서를 반드시 첨부하도록 할 계획이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이 진기자 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