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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e메일 사칭 사건', 총학생회장 출신 30代 소행

입력 | 2003-04-14 18:56:00


지난달 청와대에서 발표한 ‘청와대 e메일 사칭 사건’은 서울지역 대학 총학생회장 출신인 30대 컨설팅업체 이사가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청와대 고위층의 측근인 것처럼 행세하며 공기업 간부들에게서 기업체 관련 주요 자료를 받아 챙긴 혐의(사기)로 모 컨설팅 이사 김모씨(37)를 14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김씨에게 기업 관련 자료 등을 보내준 혐의(사기)로 재정경제부 산하 기술신용보증기금 이사 전모씨(54)를 입건하고, 같은 혐의로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배모씨(54)에 대해서는 해당 부처에 징계를 의뢰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2월15일 서울 모호텔에서 전씨를 만나 청와대 고위층의 측근처럼 행세하며 인사청탁 사항을 들어줄 수 있는 것처럼 속인 뒤 전씨로부터 중소기업 정책자금 등 기업 관련 주요자료를 e메일로 건네받은 혐의다.

경찰은 전씨와 배씨는 기업관련 자료를 제공하고 임원임기 등을 보장받으려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는 80년대 서울 모대학 총학생회장과 전대협 간부 출신으로 청와대에서 근무하는 이른바 ‘386 출신’ 인사들과 친밀한 사이인 것처럼 행세했고, 청와대를 뜻하는 ‘BH’(Blue House)를 자신의 이름에 붙여 e메일 주소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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