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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크 인기 드골 앞질렀다…反戰투사 이미지로 지지도 75%

입력 | 2003-03-28 19:05:00


‘이라크전쟁의 최대 수혜자는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집권 1기에 최저에 가까운 지지도 하락을 겪었던 시라크 대통령(사진)이 ‘반전 투사’의 이미지로 프랑스 국민을 사로잡고 있다.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는 “여론조사기관 CSA의 최근 조사 결과 시라크 대통령 지지도가 75%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고 27일 보도했다. 1960년 2월과 5월 샤를 드골 당시 대통령이 기록한 74%를 근소한 차로 앞지른 것.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29일자)에서 프랑스의 대미(對美) 외교와 관련, 드골 전 대통령과 시라크 대통령이 닮은꼴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목적이 무엇이고 또 얼마나 강력하든 간에 아시아인들이 미국의 규칙을 따를 것 같지는 않다. 즉 군사적인 해결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프랑스의 확신이다.”

‘아시아’를 ‘이라크’로만 바꾸면 그대로 시라크 대통령이 갖다 써도 될 듯한 이 발언은 1966년 드골 대통령이 미국의 베트남 정책을 공격하며 한 연설의 일부다. 지난달 시라크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터키를 돕지 못하도록 막은 것은 드골 전 대통령이 1966년 NATO의 군사력 사용을 막은 것과 비슷하다. 미국의 레스토랑들은 드골 시대에 그랬듯이 프랑스 와인들을 내다버리고 있다.

프랑스의 반미 외교가 이라크 전후 복구시장에서의 소외 등 프랑스 경제에 악영향을 줘 시라크 대통령의 인기를 떨어뜨리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는 “당장 2004년에 국민의 평가를 받아야 하는 부시 대통령에 비하면 2007년까지 시간이 있는 시라크 대통령은 여유가 있다”고 전했다. 또 “어쨌든 린든 존슨 전 미국 대통령보다 드골 전 프랑스 대통령이 (베트남전과 관련해) 더 좋게 기억되고 있지 않은가”라고 덧붙였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