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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황 보도 어느쪽이 맞을까

입력 | 2003-03-24 16:37:00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 그러나 쏟아지는 전황(戰況) 보도는 도무지 어디까기가 사실인지 알기 어렵다.

사기 진작과 명분 확보를 위한 전쟁 당사자들의 심리전까지 가세하면서 오보로 판명되거나, 여전히 진위를 알 수 없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이같은 오보는 아무래도 전쟁 보도를 주도하고 있는 서방진영 언론에 더 많을 수밖에 없다.

22일 미 국방부가 이라크 남부 바스라에 주둔 중인 8000명 규모의 이라크 51사단이 집단 투항했다고 밝히면서 '바스라 함락'이라는 제목의 외신이 줄을 이었다. 그러나 23일 이라크 51사단의 칼레드 알하쉐미 사단장은 알 자지라 방송에 나와 "나는 휘하 장병들과 바스라에 주둔 중"이라며 "집단 투항 주장은 적군의 심리전"이라고 비난했다. 실제로 바스라에서는 지금까지 교전이 계속되고 있다.

또 22일 "미 해병대가 이라크 남부의 최대 항구도시 움 카스르를 거의 장악했으며 적어도 200명의 포로를 붙잡았다"는 보도가 미군 소식통을 인용해 전해졌다. 그러나 곧이어 알사하프 공보장관은 "이라크군은 움 카스르 항구의 제 위치에 주둔해 있다"며 "연합군에게 심각한 타격을 줬다"고 반박했다. 나지 사브리 이라크 외무장관도 23일 "연합군에 함락된 도시는 한 곳도 없으며 움 카스르에서도 저항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22일에는 또 터키군 특수부대 1000여명이 무장 장갑 차량을 이용해 이라크 북부로 이동했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곧이어 터키는 이 보도를 전면 부인했다.

미 국방부는 개전 초기 2,3일간 "후세인 대통령은 죽거나 부상했고, 군 장악력을 상실했으며 미군은 특수 공화국 수비대와 항복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발표해왔다. 가장 충성도가 높은 공화국 수비대 마저 항복하려 한다는 점도 부각됐다.

그러나 23일 이라크 국영 TV는 군복을 입고 미소를 띤 후세인 대통령이 보좌진들과 전시 내각을 열고 있는 모습을 내보냈다.

반면, 23일 아랍계 방송인 알 아라비아 위성TV는 미군 103명이 나시리야 전투에서 전사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미군은 연합군 전사자가 12명이라고 발표했다.

또 아랍계 최대 방송인 알 자지라는 23일 "이라크군이 바그다드 상공에서 격추된 뒤 2명의 연합군 조종사를 생포했다"며 수색 장면까지 생방송했다. 그러나 연합군측은 공식적으로 이를 부인했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