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단계에서 기초학습 결손이 누적되면 좀처럼 회복하기 힘든 만큼 공부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을 키워주는 것이 중요하다.동아일보 자료사진
《올해 10월 처음으로 전국 초등학교 3학년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초학력진단평가는 일부의 우려도 있었지만 아이들의 학력 수준을 파악해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좋은 기회였다는 반응이 많다. 초등 3학년은 읽기, 쓰기, 셈하기 등 기초적인 학습능력이 완성되는 시기다. 제때 공부하지 않으면 학습결손이 누적돼 회복하기 힘들기 때문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기초학력평가에 대한 결과는 시도교육청별로 자율적으로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겨울방학 전에 해당 학교의 교사와 학부모에게도 평가 결과가 통보될 예정이다.》
▽평가결과 활용〓진단평가는 ‘읽기’ ‘쓰기’ ‘기초수학’ 등 3개 영역별로 학생의 기초학력 도달 여부를 판단하고 이에 대한 설명을 곁들이고 있다.
“받침이 있는 글자와 소리가 일치하는 낱말 및 간단한 문장을 소리내어 읽을 수 있고, 낱말이 가리키는 대상과 개념을 이해할 수 있다. 글의 세부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교과학습과 일생 생활에 필요한 간단한 글을 읽을 수 있고, 쉬운 설명적인 글이나 문학적인 글, 도식 등과 같은 유형의 글을 읽을 수 있다.”(읽기)
“글자와 소리가 일치하는 낱말을 정확하게 받아 쓸 수 있고 문장의 형식을 알고 있다. 쓰기 과제에 맞게 쓸 내용을 준비할 수 있고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꾸미는 말을 넣거나 적절한 낱말을 선택할 수 있다. 쓰기에 필요한 기초 지식을 갖추고 있으며 이를 이용해 교과 학습과 일상생활에 필요한 간단한 글을 쓸 수 있다.”(쓰기)
“네자릿수를 읽고, 크기를 비교할 수 있다. 간단한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을 할 수 있고 이를 적용해 간단한 일상 생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시계를 읽을 수 있고 길이의 개념을 이해한다. 간단한 도형의 개념을 이해하고 뒤집어 높은 모양도 구별할 수 있다.”(기초수학)
이처럼 영역별로 학생의 능력을 평가해 70% 이상의 성취를 나타낸 경우 기초학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한다. 학교에 따라 학부모 상담자료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어떻게 지도할까〓학부모들은 기초학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을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몰라 답답해 한다.
읽기, 쓰기, 셈하기는 쉬운 교재로 기초부터 천천히 반복 학습을 해야 하지만 너무 반복만 하면 학업 수준이 굳어질 수 있어 학생의 특성에 따라 유연하게 지도해야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기초학력을 키워야 한다는 욕심에 아이에게 공부만 강요하지 말고 아이가 공부에 흥미를 느끼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정서적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초등학교 저학년은 어머니가 책을 읽어주면서 무슨 내용인지 물어보고, 모르면 차근차근 설명하면서 단어를 설명해주면 이해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1 대 1 지도가 가능하고 정서적 교감이 이뤄지면 훨씬 학습 효과가 높다는 것.
수학의 경우 아이들은 사칙연산별로 특히 어려움을 겪는 곳이 있다. 더하기 빼기도 한자릿수, 두자릿수 등으로 차츰 늘려가고 잘 모르면 반복하되 싫증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싫증을 내면 놀이를 통해 학습하는 방법을 써보면 좋다.
초등학교 고학년의 경우 부모가 학교 시험문제를 보고 틀린 문제는 왜 틀렸는지 원인을 분석해야 한다. 반복해서 틀리는 경우는 실수를 안 하도록 지도해야 한다.
한국교육개발원 이재분 연구위원은 “기초학력이 떨어진다고 학원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며 “또 아이의 기를 죽이지 말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정서적 안정감과 자신감을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인철기자 in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