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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집의 삼형제가 모두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더구나 넉넉지 않은 집안의 경사여서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3일 제44회 사법시험 2차에 합격해 3차 면접만 남겨두고 있는 이진웅(李鎭雄·33)씨는 앞서 98년 제40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진성(鎭星·31) 진국(鎭國·29)씨의 맏형.
이들 형제의 아버지 이창곤씨(60)는 지방 관공서에 공구 등 조달물품을 납품하는 영세상인으로 지금도 ‘내 집’ 한 채 없는 형편. 어려운 가정 환경에서 이뤄낸 쾌거였기에 ‘법조인 삼형제’의 기쁨은 남달랐다.
삼형제의 사시 합격은 강창재(姜昌材·변호사·80년) 창조(昌朝·제주지검 부부장검사·87년) 창균(昌均·변호사·97년)씨 삼형제 이후 두번째다.
“학교 다닐 때는 그래도 장학금으로 근근이 버텼지만 졸업한 뒤 책값과 생활비로 매달 50여만원을 어렵사리 보내주시는 부모님을 보며 장남으로서 정말 괴로웠습니다.”
이씨는 88년 서울대 법대에 입학한 뒤 군 복무 기간을 제외하고 신림동 고시촌에서 줄곧 사시 공부에 매달려 10여년 만에 사시 합격의 영예를 안았다.
서울대 법대 후배들인 동생 진성 진국씨는 사법연수원(30기)을 수료하고 각각 청주지검 제천지청의 공익법무관과 군 법무관으로 근무하면서 검사, 판사의 꿈을 키우고 있다.
맏형 이씨는 “앞으로 판사가 돼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로 소외되고 힘없는 사람들에게 법의 따뜻함을 비춰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