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회사들이 재건축 수주물량 ‘싹쓸이’에 나섰다.
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10대 건설회사가 올해 수주한 재건축 사업물량은 총 9만6710가구로 작년(5만3005가구)보다 2배 가까이로 늘었다.
회사별로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건설)이 지난해 8004가구보다 2배 이상 늘어난 1만8137가구를 수주해 재건축 수주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1만7566가구를 수주한 현대건설이 차지했고 작년 1위 업체였던 롯데건설은 1만5969가구를 수주해 3위로 내려앉았다.
현대산업개발과 대우건설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655가구에서 올해는 1만3064가구로 수주물량이 약 20배로 늘었다. 경영정상화 작업에 가속도가 붙고 있는 대우건설도 3808가구에서 8811가구로 3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이처럼 재건축 물량이 급증한 것은 새로 아파트가 들어설 땅이 부족해 건설사들이 재건축 사업에 역점을 두었고 하반기 들어 잠실 반포 등 저밀도지구 사업승인이 잇따랐기 때문. 또 내년 4월 이후부터 조합설립 인가 후에 경쟁 입찰에 의해 시공사를 선정토록 한 관련법 기준 강화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연말이 가까워오면서 수주량을 채우기 위해 무리하게 재건축 시공권을 따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 10∼11월 대형 건설회사들이 수주한 재건축 물량은 총 21곳, 2만6434가구로 올해 전체 수주량의 27%에 이른다. 올 들어 재건축과 관련한 각종 규제가 쏟아져 나온 탓에 한동안 수주를 하지 못하던 건설사들이 연말을 맞아 대거 목표치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
A사 관계자는 “연말이 되면서 ‘무조건 따놓고 보자’는 수주 열풍이 불고 있다”며 “정부 규제로 재건축 사업성이 크게 악화됐는데도 물량 채우기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형 건설회사 재건축 수주량 (단위:가구)회사2001년2002년삼성물산8,00418,137현대건설12,91417,566롯데건설14,32115,969현대산업개발65513,064대우건설3,8088,811LG건설4,0626,213대림산업5,0825,505금호건설2,9314,407SK건설1,2284,091쌍용건설02,947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