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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특강]실전 논술 및 모범 답안 예시

입력 | 2002-11-26 17:42:00


다음에 제시한 (가)와 (나) 글의 논지에 입각하여 오늘날 관습화되고 있는 언어 용법 가운데 문제가 되는 사례를 분석 비판하고, 그 적절한 해결 방안을 제시하시오. (분량: 1,600(±100)자. 시간: 120분)

(가) 자로가 말했다. “위나라의 임금이 선생님을 기다려서 함께 정치를 하고자 한다면, 선생님께서는 장차 무엇을 먼저 하시겠습니까?”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반드시 이름을 바로잡는 것(正名)을 먼저 하겠다. 자로가 말했다. “아니 이럴 수가! 선생님의 우원(迂遠)함이여, 어찌 이름을 바로잡겠다는 말씀인가요?”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거칠도다 자로여, 군자는 자기가 알지 못하는 것에 관해서는 판단을 유보하는 법이다. 이름이 바르지 않으면 말에 순서가 없게 되고, 말에 순서가 없게 되면 일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일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예악(禮樂)이 일어나지 못하며, 예악이 실행되지 못하면 형벌이 적절하게 시행되지 않는다. 형벌이 적절하게 시행되지 않으면 백성들이 어찌할 바를 모르게 된다. 그러므로 군자는 이름을 바로 하면 말을 순서 있게 할 수 있고, 말을 순서 있게 하면 반드시 시행할 수 있을 것이다. 군자는 그 말에 구차한 바가 없을 뿐이다.”(논어(論語) 자로(子路)편)

(나) 지금 만일 명칭이 정해져 있지 않다면 다른 형체의 물(物)에 대해서 사람들은 서로 다른 마음으로 각각 멋대로의 명칭으로 이해하게 되고, 그 결과 잡다하게 서로 다른 만상에 대해서는 명(名)과 실(實)이 혼란되고 엉키어서 귀한 것과 천한 것의 구별이 흐려지고 같은 것과 다른 것이 분별되지 않는다. 이와 같이 되면 마음은 반드시 깨닫지 못하는 병폐가 있게 되고, 일(事)은 반드시 곤궁하고 실패하는 화(禍)를 당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지자(知者)는 그 때문에 일을 구별하고 명사를 제정해서 그것으로 실지의 대상물을 가리키어, 위로는 그것으로 귀한 것과 천한 것의 구별을 분명히 하고 아래로는 그것으로 같은 것과 다른 것을 분별한다. 귀한 것과 천한 것의 구별이 명백해지고, 같은 것과 다른 것이 분별되기만 한다면, 마음은 깨닫지 못하는 병폐가 없게 되고 일에 있어서는 곤궁하고 실패하는 화가 없게 될 것이다. 이것이 무엇 때문에 명사가 있어야 하는가 하는 이유이다. (이하 생략) (‘순자(荀子)’ 정명(正名)편)

(다) 모범답안

공자는 ‘논어 자로편’에서 말(언어)이 바로서지 않으면 사회가 혼란해진다고 했다. 순자는 ‘정명편’에서 이름(개념)이 바르지 못하면 개인적 사회적 폐단이 발생한다고 했다. 이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언어는 개인과 사회의 안녕과 질서에 영향을 준다’는 언어 도구관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즉, 언어는 개인의 사고를 결정하고 이는 행동으로 표출되며, 그것은 다시 사회의 풍속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이러한 입장에서 오늘날 우리 사회의 언어 용법을 살펴보면, 언어가 바르게 서야 나라가 바르게 선다는 결론을 이끌어낼 수가 있다. 그러므로 우리 사회에서 사용되고 있는 바르지 못한 언어용법을 발견하여 문제점을 분석하여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오늘날 관습화되고 있는 언어용법에서 문제가 되는 것 중 하나는 지나치게 영어에 편중된 외래어 유입을 들 수 있다. 이는 국어의 균형적 발전을 저해한다. 문화의 일종인 언어는 다양한 교류를 통해서 발전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다. 이는 인간이 영양분을 얻고자 할 때 다양한 음식물을 섭취해야 건강한 신체의 바탕을 이룰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특정 언어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그 언어 자체에 종속될 우려가 있다. 세계적인 추세가 영어를 압도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므로 국어와 영어의 절대적인 가치가 아니라 상대적인 편의성에 의해서 영어 쪽으로 언어 사용이 기울어져, 국어의 특수성과 고유한 성질이 점차 위축될 여지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언어용법의 폐단에 대한 해결책은 원인을 분석하여 정확하게 제시될 필요가 있다. 그 원인은 ‘언어의 섬’에서 비롯된다. 해방 이후 우리 나라는 중국, 러시아와는 체제와 이념으로 인해 차단되었으며, 유일한 통로는 일본 쪽이었다. 그런데 일본과는 과거 역사 때문에 적대적 감정을 가졌고 이것은 국어 순화 차원에서 일제 강점기에 침투한 일본 어휘를 제거할 수 있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자극되었다. 그러나 교류의 다양화가 긍정적 영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오늘날까지 일본어에 대한 정서적 거부감으로 이어졌다는 데서 문제가 있다. 상대적으로 영어에서 온 외래어가 면책특권을 받고 우호적으로 쓰이게 된 직접적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이러한 것은 영어에서 온 ‘키보드’ 등은 문제의식 없이 사용하면서 언어 상황을 절묘하게 나타내는 ‘땡땡이’라는 어휘가 일본의 ‘땐땐’에서 왔으므로 쓰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원인 분석에 따르면 해결 방안은 어렵지 않게 도출된다. 우선 언어 교류의 다변화 전략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제 분야에서 활발하게 교류되고 있는 만큼 그에 따라 중국과 일본 문화 교류 학술 등의 교류도 활성화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지원이 이루어져야 하며 민간 차원의 노력도 필요하다. 그와 함께 일본어에 대해 과민하게 반응하는 적대감 해소도 필요하다. 요컨대 지나치게 특정 언어에 편중된 외래어 도입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것은 국어의 균형적 발전을 저해하고 특정 언어에 종속하게 하여 우리 고유의 특징을 상실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양한 음식의 섭취가 영양공급에 바람직하듯 언어도 다양한 언어의 섭취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정서적으로 적대감, 우호감 등의 편견을 없애야 하며, 정책적으로 문화 학술의 교류를 활발히 해서 자연스러운 언어의 다변화를 꾀해야 한다.(분량:166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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