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그룹인 미래에셋은 회사의 장기 투자모델을 만들면서 공해를 유발하거나 건강을 해치는 물건을 만드는 회사에는 투자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투신운용은 지난해 7월 환경보전에 힘을 쓰고 재무구조가 우량한 기업에만 투자하는 삼성에코펀드를 만들어 지금까지 1084억원을 모았다.
투자의 요소로 사회와 환경을 고려하는 사회책임투자(SRI·Social Responsible Investing)는 선진국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투자 개념.
한국의 SRI는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지만 증시와 투자자의 힘이 기업과 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확산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SRI의 종류와 선진국〓대표적인 유형은 스크린형. 사회 또는 환경에 해를 끼치는 제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투자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식이다.
투자신탁협회가 지난해 미국의 SRI펀드를 조사한 결과 투자에서 제외되는 주요 대상은 담배 도박 술 무기 생산기업과 환경침해 기업 등. 이 밖에 인권침해 노사문제 동물학대 등도 투자제외 항목에 들어 있다.
소액주주권을 행사해 투자기업의 경영에 참여하거나 지역금융기관이 지역발전과 저소득층 창업 등을 도와 사회에 이바지하면서 수익을 내는 것도 넓은 의미의 SRI로 본다.
임동섭 투자신탁협회 과장은 “192O년대 미국 감리교회가 술과 도박업체에 투자하지 않는 펀드를 만들었고 60년대 인종차별 여성차별 전쟁 반대 등으로 내용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71년 8월에는 환경보호를 주장하는 ‘그린펀드’가 설정됐다. 99년 말 미국 내 SRI 자산은 2조1590억달러로 전체 펀드 자산의 13%. 스크린형 SRI펀드는 175개였다.
일본에서도 99년 8월 니코투자신탁이 에코펀드를 만들어 2000년 3월까지 1400억엔을 모으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한국은 걸음마 단계〓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한국 기관투자가들이 지배구조가 나쁘거나 사회적으로 비생산적인 기업에 투자하지 않았다면 외환위기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희대 삼성투신운용 차장은 “환경보전에 돈을 쓰는 기업은 재무도 우량하다”며 “리서치팀이 이런 기업을 고르고 환경전문가로 구성된 외부위원회가 승인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측은 당초 에코펀드에 최대 4000억원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했으나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한때 1500억원이 모였지만 증시가 내리면서 400억원이 빠져나갔다.
미국 운용사가 1개 이상의 SRI펀드를 운용하는 데 비해 한국 증시에서는 에코펀드가 유일한 SRI펀드다.
신탁보수 일부를 여성우대기금으로 내는 우먼파워채권형(대한투신)과 소방공무원지원기금으로 내는 한마음119펀드(현대투신) 등 공익펀드 몇몇이 지난해 선을 보였을 뿐이다.
LG투신운용 유석원 마케팅팀장은 “아직 SRI나 공익펀드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크지 않아 신상품이 나오면 반짝 팔리고 잊혀지곤 한다”고 말했다.
국내 주요 공익펀드 및 SRI펀드이 름운용사 공익 행위 내용설정일
수탁고(억원)우먼파워단기채권S-1대한투신여성우대기금 출연2000.10585한마음119혼합투자신탁현대투신소방공무원지원기금 출연2001.4.658아이러브핸티캡주식혼합형아이투신장애인복지기금2001.8. 14삼성에코주식혼합Ⅱ-1삼성투신환경SRI펀드2001.7.629화이팅코리아펀드투신사축구발전기금다양 다양자료:각 회사신석호기자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