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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태풍 ‘루사’ 영향 동-서해안 토사 대량유입

입력 | 2002-11-19 19:49:00


태풍 ‘루사’의 영향으로 동해안으로 유입된 토사가 거대한 개펄을 이뤄 어족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서해안의 군산과 장항은 개펄 퇴적량이 급증하는 바람에 수심이 얕아지면서 배가 드나들기 어렵고 만조 때 일부지역이 침수되는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항로에까지 토사가 퇴적돼 군산∼장항간 여객선도 수시로 결항되고 있다.

▽동해안 피해〓19일 강원 고성군 어민들은 “태풍 루사로 발생한 토사가 바다로 유입되면서 어족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함하민(咸河民) 죽왕수협장은 “마을 공동어장에 개펄이 형성되면서 종패와 양식 어종들이 모두 사라져 채취할 자원이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장용태(張龍太) 거진어촌계장은 “바다밑에 발을 딛으면 흙탕물이 일어날 정도로 진흙뻘의 상태가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어민들은 연안에 서식하는 양미리와 잡어가 40% 감소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고성군은 “떠밀려 내려온 해안쓰레기와 토사가 심각하긴 하지만 마땅한 준설장비가 없어 손을 쓰기 어려운 형편”이라며 “진흙뻘의 심각성에 대해서 강원도와 대책을 검토 중이나 뾰족한 대책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해안 피해〓전북 군산항과 충남 장항항이 개펄로 인해 수심이 얕아지는 매몰 현상이 가속되고 있다. 군산지방해양수산청은 18일 ㈜한국해양기술에 용역을 의뢰해 실시한 ‘금강하구 수리현상 변화 조사’ 결과 금강하구둑이 작동한 94년이후 군산과 장항항의 개펄 매몰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금강 하구의 유속이 느려지면서 퇴적현상이 가속되고 있다는 분석. 금강하구둑 수문 작동 전 바닷물의 평균 유속(流速)은 초속 148㎝였으나 작동 후에는 초속 80㎝로 46%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 흐름이 느려짐에 따라 군산과 장항항의 개펄 퇴적량이 크게 늘어나 하구둑과 내항 사이의 퇴적량은 수문 작동 전 150만6000㎥였으나 작동 후에는 271만1000㎥로 1.8배가 늘어났다.

퇴적량의 증가로 하구둑∼내항은 해마다 32.4㎝, 내항∼장항항은 20.1㎝, 장항항∼외항은 18.4㎝의 개펄이 각각 쌓여 수심이 얕아지고 있는 것으로 측정됐다.

이 때문에 장항항의 경우 수년전 2만t급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부두 시설을 완공해 놓고도 실제 1만t급 까지만 접안하고 있고 군산 외항에서도 대형 선박의 바닥이 개펄층에 닿는 ‘바톰 터치(bottom touch)’ 현상이 자주 발생해 사고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조사보고서는 이에따라 개펄 퇴적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류제(물길의 흐름을 유도해 토사매립을 차단하는 방조제) 설치와 준설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성〓경인수기자 sunghyun@donga.com

군산〓김광오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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