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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255㎜→260㎜ '5㎜'의 비밀 …이봉주 260㎜ 특수화 제작

입력 | 2002-10-09 15:08:00

이봉주가 자신을 위해 특수제작된 아식스 마라톤화를 들어보이며 미소짓고 있다.


‘5㎜의 차이는?’

아시아경기대회 남자마라톤 2연패에 도전하는 ‘봉달이’ 이봉주(32·삼성전자)는 그동안 255㎜ 짜리 마라톤화를 신고 달렸다. 그 치수가 자신의 발에 가장 맞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봉주는 14일 열리는 부산아시아경기대회 남자 마라톤에서 처음으로 260㎜ 짜리를 신고 달린다. 이봉주의 스폰서인 일본 아식스스포츠가 본사 연구팀을 파견해 정밀분석한 결과 260㎜ 마라톤화가 달리는데 더 편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아식스스포츠는 255㎜를 착용할 경우 발가락이 꽉 죄어 킥을 하는데 미세한 어려움이 생긴다고 분석했다. 이봉주가 느끼지 못하는 미세한 차이지만 이로 인해 다리 근육에 무리가 생겨 피로가 빨리 올 수 있다는 것.

아식스스포츠는 이에 따라 올해 초 이봉주가 새 마라톤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먼저 평상시 신는 운동화와 조깅화의 길이를 5㎜ 늘렸다. 6개월여간의 적응기간을 거친 이봉주는 뉴질랜드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인 7월29일 40일간의 연구기간을 거쳐 만든 마라톤화를 다시 받아 2단계 적응훈련에 들어갔다.

전지훈련에서의 문제점을 보완해 이번 아시아경기에서 신고 뛸 마라톤화 4켤레가 최종 완성된 것은 지난 7일. 이봉주의 ‘마춤 마라톤화’는 일본의 ‘마라톤 여왕’ 다카하시 나오코의 마라톤화를 제작했던 미무라 히토시 박사가 만든 것으로 지구상에 단 한사람만을 위한 신발. 이 마라톤화 제작에 들어간 돈만도 5만5000달러(약 6000만원)나 된다.

이번에 신고 뛸 마라톤화는 첨단 스포츠 과학의 작품이다. 우선 무게가 165g으로 종전보다 20g이나 줄었다. 또 바람이 잘 통하도록 하고 온도 상승을 막기 위해 2중 럿셀 메쉬라는 갑피소재를 사용했다. 신발 내부에는 땀을 흡수한 뒤 바로 온도를 낮출 수 있는 냉감 소재가 장착되어 있다. 마라톤 선수들이 달릴 때 신발 내부의 온도가 섭씨 40도를 넘는 게 보통이지만 이 신발을 신으면 38도를 넘지않아 발에 물집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새 마라톤화를 신고 경주에서 마무리 훈련중인 이봉주는 “무엇보다 가벼워서 날아가는 기분이다. 우승을 기대해도 좋다”고 자신했다.

‘봉달이’와 ‘스포츠 과학’의 만남. 그 결과가 기대된다.

부산〓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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