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영 실패로 공적자금 투입의 원인을 제공했던 신원 진도 우성식품 고합 아남건설 등 16개 부실기업의 경영자 20명이 98년 이후 3년동안 국내외에서 골프 카지노 쇼핑 등에 신용카드로 27억여원을 쓴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들 가운데 절반인 10명은 예금보험공사가 공적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개인재산을 추적한 결과 ‘재산이 없다’는 결론이 내려진 것으로 드러나, 당국이 부실기업인의 재산추적을 허술하게 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회 공적자금 국정조사특위 한나라당 간사인 엄호성(嚴虎聲) 의원은 20일 “감사원을 방문해 자료를 열람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신용카드 사용내용을 확인했다”며 감사원 자료를 손으로 메모해 온 사본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본에 따르면 워크아웃 및 화의(和議)업체인 16개 부실기업의 경영자들은 자기 이름의 신용카드로 98년 1월 이후 해외에서 골프 카지노 쇼핑 항공료 등에 7억여원을, 국내에서 20억원가량을 사용했다.
엄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예보 및 금융기관에서 판정한 이들의 개인별 부실책임규모는 최저 50억원에서 최고 821억원에 달했다.
우성식품 경영자인 최모씨는 회사가 은행 빚을 얻는데 50억원대 채무보증을 서는 등 개인이 책임을 져야하는 부실규모가 129억8600만원에 달했지만 ‘재산이 없다’는 판정을 받은 뒤 98년 1월부터 미국 일본 등 17개국 방문을 위해 무려 51차례나 출국했고, 이 가운데 30차례는 출입국 카드에 출국목적을 ‘관광’으로 기록한 것으로 감사원이 밝혀냈다.
개인 배상책임이 62억원이었으나 자기 재산이 전무한 것으로 파악됐던 신원그룹 경영자 박모씨 역시 해외 나들이를 11번 하면서 골프 및 귀금속 쇼핑에 2711만원을 썼고, 국내에서도 2억8600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엄 의원은 “이들은 단순한 경영잘못을 한 것이 아니라, 고의 또는 중과실에 따른 경영책임을 물어야 할 대상”이라며 “세금을 낭비하게 한 부실 기업주가 재산을 빼돌린 채 해외에서 호화 생활을 한 것이 드러난 만큼 당국은 철저한 재산추적을 벌여야 한다”고 말했다.
부실기업 경영자의 신용카드 사용현황, 부실책임, 재산규모(단위:만원)
기업 및 기업임원
해외 신용카드 용처별 사용액
출국
횟수
(회)
국내
카드
사용액
부실책임
규모
예금보험
공사가
파악한
재산규모
골프
카지노
유흥
귀금속
의류
백화점
전자
기타
한국일보
장OO
565
431
110
5728
24
7562
235억500
재산없음
벽산
김OO
11
40
5
6134
25
2억2142
103억8500
12억7200
우성식품
최OO
137
1198
189
2604
51
3억5974
129억8600
재산없음
한국일보
장OO
204
361
92
3525
25
1억2166
222억5000
재산없음
신극동제분
이O
 
270
3561
904
17
 
 
 
진로
김OO
39
 
497
4115
30
1억6710
50억5000
5600
진도
김OO
 
1307
536
2554
24
1억6663
51억2200
1억5600
〃
최OO
25
16
372
3396
5
 
 
 
고합
이OO
158
 
433
2266
8
1억3750
821억4500
재산없음
고신열관리
이OO
 
80
 
2754
24
1억2683
159억8400
재산없음
신원
박OO
95
 
288
2326
11
2억8616
63억6200
재산없음
아남건설
정OO
589
8
854
1006
31
1억2345
51억500
재산없음
훼미리
김OO
57
 
375
1968
5
1253
50억3900
재산없음
세원
하OO
 
433
228
1632
25
 
 
 
〃
김O
70
 
 
2183
11
 
61억2900
1억5600
거성
김OO
222
 
228
1786
13
4723
102억7900
 
남주개발
최OO
 
 
 
2188
15
5131
57억6700
재산없음
〃
윤OO
 
 
16
2091
6
 
59억5000
재산없음
대우전자
배OO
42
 
593
1461
25
5036
304억4800
5억1500
삼익건설
이OO
 
 
 
2068
10
5827
110억700
500
(출처:감사원 감사결과를 한나라당 공적자금 특위에서 열람한 뒤 손으로 적어온 메모)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