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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세계 최고 오페라 ´오텔로´ 가을무대 빛낸다

입력 | 2002-09-13 18:19:00

영국 로열 오페라 하우스와 제휴해 예술의전당이 10월9일부터 공연하는 오페라 ’오텔로’의 주인공과 연출자. 오텔로 역의 김남두, 데스데모나 역의 조경화, 연출자 빌 뱅크스 존스(왼쪽부터).사진제공 예술의전당


예술의 전당이 영국 로열 오페라 하우스와 제휴해 제작하는 오페라 ‘오텔로’가 10월 9∼12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로열 오페라 하우스는 밀라노 라 스칼라, 뉴욕 메트로폴리탄, 빈 국립가극장과 함께 세계 최고로 인정받는 오페라 극장이다.

오페라 ‘오텔로’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오셀로’를 베르디가 4막짜리 오페라로 만든 것으로 1887년 이탈리아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에서 초연됐다. 이번에 예술의 전당에서 선보이는 작품은 20세기 최고의 오페라 연출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엘리야 모신스키가 1987년 로열 오페라에서 초연했던 프로덕션을 그대로 들여오는 것. 그동안 아홉 차례나 리바이벌된 로열 오페라 하우스의 고정 레퍼토리인데 한국 무대에서는 모진스키의 조연출자였던 빌 뱅크스 존스가 연출을 맡는다.

제작비 6억원, 동원되는 의상만도 1000벌이 넘는 이번 공연에서 연출을 비롯한 무대장치 음향 조명 등은 로열 오페라 하우스측이 담당하고 모든 배역은 한국 성악가들이 맡는다. 로열 오페라 하우스는 세계적 명성에 걸맞게 지금까지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나 호세 쿠라를 오텔로 역으로만 내세울 정도로 ‘품질관리’에 신경을 기울여 왔다. 연출자 뱅크스 존스는 한국 성악가들이 주역으로 기용된 데 대해 “세계적으로 유명한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그만큼 한국 성악가들의 실력이 세계 수준으로 발돋움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오텔로 역에 테너 김남두, 데스데모나 역에 소프라노 조경화가 무대에 선다. 둘 다 이탈리아에서 활약 중이다. 김남두는 1996년부터 다섯 차례 오텔로 역을 맡았고 조경화의 경우 데스데모나 배역은 처음이다.

이번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막이 오르자마자 수백 명의 군중이 터키와의 전투에서 승리한 뒤 키프로스 섬에 귀환한 무어인 오텔로를 맞이하는 장면. 초반 20분의 강렬한 인상이 나머지 3시간 동안 공연을 끌어가는 힘이 된다는 연출자의 믿음을 그대로 담아낸다. 극이 시작되면 천둥소리와 함께 레이저 광선이 무대 쪽으로 쏟아지면서 전쟁의 최전선에 위치한 키프로스 섬의 살벌한 긴장감을 연출한다.

화려한 무대 연출도 또 다른 볼거리. 공연을 위해 들여오는 무대 장치가 콘테이너로 6박스나 된다. 엘리야 모진스키는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15세기 후반에 그려진 미술 작품을 보면서 연구했다고 한다.

존스는 “최근 유럽 오페라는 연출자의 주관대로 시공간 배경을 새롭게 재창조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번 작품은 베르디가 작곡 당시 보여주고자 했던 의도에 되도록 가깝게 연출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3만∼12만원. 02-780-6400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