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는 24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김영배(金令培) 신당창당추진위원장과 오찬을 한 뒤 “(신당의) 후보 선출 방법과 시한 등 신당에 관한 모든 것은 신당창당추진위원회에서 논의할 수 있도록 위임했다”고 말했다. 이유는 ‘신당을 잘 되게 하기 위해서’라는 것이었다.
노 후보의 이날 발언은 △국민경선 실시 △추석(9월 21일) 이전 후보 선출 완료 등 기존에 제시했던 신당 창당조건을 사실상 철회한 것이었다.
김 위원장도 이날 “우리 당이 대통령선거를 치르는 데 지장을 줄만큼 신당 추진을 지연시키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노 후보의 이런 입장 변화는 정몽준(鄭夢準) 의원의 영입 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 결국 ‘신당이 나 중심의 신장개업이 될 수밖에 없다’는 자신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최근 행보도 안으로는 ‘당 내부 결속’, 밖으로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와의 차별화’에 맞추고 있다.
그는 23일 구속집행정지로 감옥에서 풀려 나온 권노갑(權魯甲) 전 고문에게 직접 위로 전화를 걸었고 반노파인 동교동계 최재승(崔在昇) 의원과는 저녁식사를 함께 하며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