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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첼로 거장과 대전시향의 ‘웅장한 만남’

입력 | 2002-07-23 17:31:00

비스펠베이 / 함신익


강철현을 건 현대식 첼로와 양장현(羊腸絃)을 건 바흐 시대의 고악기(古樂器)를 넘나드는 첼로계의 젊은 거장 피터 비스펠베이가 함신익 지휘의 대전시향과 협연한다. 비스펠베이는 네덜란드 출신의 연주자로 세계적 명성을 가진 솔리스트가 서울에서 지방 교향악단과 협연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27일 오후 8시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1996, 99, 2000년에 이어 네 번째 내한한 비스펠베이가 들고 오는 작품은 드보르자크의 첼로협주곡 b단조. 지금까지 내한 무대에서 선보여온 슈베르트 ‘아르페지오네 소나타’와 바흐 무반주 첼로모음곡를 비롯해 앞서 23일 독주 무대에서 연주한 베토벤 첼로소나타 전곡 등과 사뭇 다른 레퍼토리다.

지금까지의 내한연주에서 악보 행간에 숨은 묘미를 찾아내는 예민함 및 균형잡힌 해석으로 승부했다면, 이번 연주에서는 얌전해만 보이는 그의 얼굴만으로는 상상하기 힘든 웅대한 설계와 스케일을 마음껏 선보일 수 있을 듯. 그는 이 작품 음반을 전속사인 ‘채널 클래식스’ 레이블로 내놓은 바 있다.

미국 예일대 교수를 겸직하면서 지난해 대전시향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함신익은 ‘시민에 다가가는 오케스트라’를 표방하며 다양한 기획시리즈를 펼치고 있다. 이번 연주회는 그의 실험이 ‘대전 안에서의 바람’을 넘어 나라 전체를 강타하는 태풍이 될 수 있을지 그 가능성을 엿볼 수 있을 법하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낭만적 서정미의 극치라 할 만한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2번이 함께 연주된다. 2만∼4만원. 1588-1555, 1588-7890, 02-751-9606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