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한일월드컵에서 한국축구대표팀은 세계 축구사에 영원히 남을 엄청난 역사를 만들어냈다. 매 경기마다 수많은 기록들을 쏟아놨다.
크게는 아시아팀 최초로 4강에 진출한 것. 한국의 당초 목표가 16강 진출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기적같은 성과라 할 수 있다.
54년 스위스월드컵 출전 이후 48년동안 단 한번의 승리도 거둬보지 못한 아쉬움은 지난 4일 부산에서 열린 폴란드전에서 환희로 바뀌었다. 황선홍과 유상철의 그림같은 골로 2-0으로 월드컵 출전사상 첫 승을 맛본 것. 황선홍은 이 골로 국가대항전(A매치) 통산 50골을 기록했다.
패배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웠던 미국전에서 후반 33분에 터진 안정환의 동점골도 역사의 한 장을 장식했다. 월드컵 사상 한국팀 첫 번째 헤딩슛.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철각’들도 탄생했다. 이번 대회 한국 첫 골을 터트렸던 황선홍은 14일 포르투갈전에서 A매치 100경기 출전을 기록, 한국에서 4번째로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이상 출전)’에 가입했다. 22일 스페인전에선 유상철이 5번째로 센추리클럽에 들어갔다.
이탈리아전에서 터진 안정환의 연장 골든골도 역시 사상 처음 맛본 짜릿한 기쁨이었다. 스페인전에서의 승부차기승도 역사의 한 장을 장식했다. 5명의 키커가 모두 골을 성공시키며 아시아팀 첫 4강 진출의 기적을 만들어낸 것.
54년 스위스대회 헝가리와 첫경기에서 0-9로 패배했던 아픈 기억이 있는 한국팀은 이번 조별리그에서 역대 최소인 1실점만 내줘 탄탄한 그물망 수비를 뽐냈다.
86년 멕시코월드컵부터 5회 연속 출전이라는 대업도 무시못할 대기록이다.
전창기자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