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들은 28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과거의 적대관계를 협력관계로 전환하고 대서양권의 집단안보 시대를 여는 역사적인 로마선언에 서명했다. 이날 서명식에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20개국 정상들이 참석했다.
NATO는 새로운 공동의사결정기구인 NATO-러시아회의를 창설해 과거 냉전 시대의 적이었던 러시아를 사상 처음으로 의사결정에 참여시켜 회원국과 동등한 발언 결정권을 주기로 했다. NATO-러시아회의는 앞으로 대테러, 비확산, 군사협력 등의 의제와 현안들을 다룬다.
그러나 러시아는 위기대처, 평화유지활동, 방공, 수색 및 구조 활동, 합동훈련 등 제한된 분야에 참여하며 거부권도 행사할 수 없다.
서명이 끝난 후 부시 대통령은 “과거의 적들이 동반자로 합류했다”고 말했으며 이에 푸틴 대통령도 “우리는 대립에서 대화와 협력으로 오는 먼 길을 왔다”고 화답했다.
NATO와 러시아는 5개월 동안의 집중적인 협상 끝에 14일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열린 외무장관회의에서 NATO-러시아회의 창설에 합의했으며 27일에는 모스크바에 NATO의 연락사무소가 설치됐다.
NATO 정상들은 11월 체코 프라하에 다시 모여 슬로베니아 등 동유럽 6∼7개국의 가입을 승인할 예정이지만 푸틴 대통령은 이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정상회의가 열리는 로마 근교의 프라티카디마레 공군기지에는 1만5000여명의 병력이 배치돼 삼엄한 경비가 펼쳐졌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의가 끝난 후 교황 요한 바오로2세를 예방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유럽4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NATO-러(구 소련) 관계 일지1949.4.4NATO 출범1955.5.14소련, NATO에 대항하는 바르샤바조약기구 창설 주도1991.3.31바르샤바 조약기구 해체1997.5.27파리에서 NATO-러 상호관계 협력 안보에 대한 결의 서명1997.6.16NATO-러 상설공동회의(PJC) 설치1999.3.12체코 헝가리 폴란드 NATO 가입, 러 강력 반발2002.5.14NATO-러 외무장관 회의에서 NATO-러 회의 설치 합의, 19+1 체체 출범2002.5.17푸틴, 러 NATO 정식 가입 계획 부인2002.5.27모스크바에 NATO 대표부 개설2002.5.28로마에서 19+1 체체하의 첫 NATO-러 정상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