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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상회담 이모저모

입력 | 2002-03-22 18:07:00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22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을 함께 방문했다.

○…두 정상의 월드컵경기장 방문은 김 대통령이 청와대 밖에서 외국 정상과 함께한 행사로는 지난달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도라산역 공동 방문에 이어 두 번째로 월드컵 공동개최의 의미를 부각시키기 위해 마련한 이벤트였다.

김 대통령은 경기장에 미리 도착해 고이즈미 총리를 맞아 그라운드로 안내했다. 미리 나와 있던 100여명의 청소년들의 박수 속에 한일 양국 축구 응원단인 ‘붉은 악마’와 ‘울트라 닛폰’ 유니폼을 입은 어린이 2명이 두 정상에게 각각 꽃다발을 증정했다.

두 정상은 이어 월드컵조직위 관계자로부터 준비상황에 대해 보고를 받은 뒤 모형 축구공에 월드컵 성공을 기원하는 서명을 하고 양국 어린이로부터 두 정상의 이름이 영문으로 새겨진 유니폼을 전달받았다. 이때 고이즈미 총리는 양복 상의를 벗고 유니폼을 직접 입어보려는 포즈를 취해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오전에 열린 김 대통령과 고이즈미 총리의 단독정상회담이 예정시간보다 25분이나 길어지는 바람에 확대정상회담 시간은 그만큼 줄었다.

김 대통령은 “좋은 얘기가 많아 늦어졌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도 회담이 길어져 이번엔 조심했는데 미안하다”고 말했고 고이즈미 총리도 “김 대통령이 흥미있고 인상적인 말씀을 해주어서 열심히 들었다. 시간이 짧아 아쉽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한일 우호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고이즈미 총리를 친구로 두게 돼 자랑스럽다”고 고이즈미 총리를 ‘친구’로 호칭하기도 했다.○…고이즈미 총리와 이한동(李漢東)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만나 황사 얘기로 인사를 나눴다.이 총리가 “동쪽에서 귀한 손님이 오셨는데 서쪽에서 반갑지 않은 황사가 와서 불편한 점이 없는지 모르겠다”고 묻자 고이즈미 총리는 “일본에는 황사는 없지만 화산지대에 화산재로 인한 비슷한 현상은 있다”고 말했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