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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태고의 적막이 깔린 아프리카 나미브 사막

입력 | 2001-11-28 18:21:00


《‘모래의 바다’(Dune Sea). 듣기만 해도 갈증에 목안이 팍팍하다. 거기에 한 낮의 폭염이란…. 표면이 섭씨 70도까지 달구어지는 고운 모래의 언덕 사구(砂丘·dune)를 걷노라면 밑창 두꺼운 트레킹화 바닥마저 달아올라 뜨겁다. 이런 극한의 땅에서 살아 남기란 쉽지 않을 터. 그러나 거기서 죽음을 생각하는 것은 오직 인간 뿐. 나머지 생명체는 모두 낙원으로 생각하고 멋지게 살아가고 있다. 아프리카 나미브사막의 아름다운 사구, 나우크루프트 파크의 소수스플라이(Sossusvlei)로 안내한다.》

아프리카대륙 동남부의 나미브 사막(나미비아). 남한 면적의 1.35배나 되는 이 거대한 사막을 찾아 왕복 800㎞의 긴 자동차 여행을 시작한 곳은 나미비아의 수도인 빈툭(Windhoek.해발 1655m). 서울로부터 1만4600㎞, 비행시간만도 19시간반이 걸렸다. 착륙하던 항공기가 바람에 요동을 쳤다. 이름 탓일까. ‘바람 잘날 없는 곳’(Wind Corner)이라는 아프리칸스(네덜란드어가 300여년간 아프리카에 토착화되는 과정에서 변형되어 생겨난 말)의 그 이름(Windhoek) 그대로….

이런 뜬금없는 여행자의 상상. 묘하게도 맞아 떨어졌다.그 바람. 나미브사막의 소수스플라이의 사구는 그것 역시 바람에 날아온 나미비아 서부해변의 모래가 억겁의 세월에 쌓인 것이었다.

사막위의 롯지

공항에서 빈툭을 경유, 해발 1800m의 고원을 통과해 소수스플라이(해발 800m)까지 이어진 다섯시간의 사막 비포장도로 대장정. 그 끝은 나우크루프트 파크 입구의 쿨랄라 텐티드 롯지(텐트형 숙소)였다. 텅빈 사막 한 켠 산자락 아래 덩그러니 들어선 일곱채의 텐트형 숙소. 나무만 사용하고 전기도 태양열 축전지로 만들어 쓰는 원시적 형태지만 내부는 특급호텔에 크게 뒤지지 않았다. 자연 그대로가 각광받는 요즘. 이런 것이 오히려 ‘첨단’이고 그래서 21세기형 이코투어리즘(생태관광) 숙소여서 인기가 날로 치솟는다고 했다.

사막에 밤이 왔다. 인공의 빛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절대 자연의 품안. 빛이라고는 오로지 달빛, 별빛 뿐이었다. 유리문으로 서편 하늘의 달과 별이 쏟아져 들어와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남반구 하늘의 별자리는 생소했다. 늘 보았던 북반구와 다른 탓. 어찌나 맑고 투명한지 은하수의 뽀얀 별빛흐름도 확연했다. 서녘 하늘로 기우는 새초롬 눈썹달도 만지면 찔릴 듯 선명했고. 그 뒤에 몰려 온 것은 태고적 적막감이었다.

새벽 4시반. ‘아프리카식 모닝콜’에 선잠이 깼다. 나마다마라족 현지인의 굵직한 목소리였다. 일출은 4시50분. 사파리차량으로 이동, 초단위로 색깔이 바뀌는 현란한 사구의 일출을 보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불발. 짙은 구름탓이었다. 아쉬움이 전해 졌을까. 사막의 태양은 구름을 몰아 내고 이내 작열(灼熱)의 일상으로 돌아갔다. 그러자 붉은 사구는 파란 하늘 아래 베이지 제색깔을 드러냈다. 빛과 그림자의 충돌적 만남으로 형성된 칼날 능선의 날을 한껏 세운 정연한 모습으로.사구를 걸어 올랐다. 고운 모래가 부드럽기 이를데 없었다. 사구는 바람의 작품. 대서양 해변의 모래가 서풍에 실려 예까지 날아와 억겁 세월에 쌓여 산을 이룬 것. 그 표면은 너무도 고와 손도 대기 아까웠다. 그러나 깊은 발자국에 허물어져도 사구 능선은 한 두시간후제 모습을 되찾았다. 자연의 멋진 솜씨에 놀랄 뿐이었다.

소수스플라이 근방에 오니 사막은 온통 사구 천지였다. 작은 것은 스무걸음에도 오를 만했지만 큰 것은 피라미드처럼 웅장했다.정상의 표고가 388m나 되는 것도 있었다. 차를 타고 달리니 마치 피라미드군을 통과하는 느낌이었다. 그 사막의 도로. 그 길은 강바닥을 달린다. 건기(건기)면 마르는 사막의 강 와디(Wadi)의 바닥. 그리고 도로, 아니 강이 끝나는 곳이 바로 소수스플라이다.

'데드 플라이'의 고사목

‘플라이’란 아프리칸스로 ‘물웅덩이’. 소수스플라이는 대서양을 향해 흐르던 자우합강이 사구에 막히는 바람에 생긴 웅덩이의 흔적. 사구트레킹의 백미는 여러 웅덩이 흔적 중에서도 그 모습이 괴기하다할 만큼 특이한 ‘데드플라이’(Deadvlei)었다. 사막화로 물이 마르자 자라던 나무들이 그대로 고사된 채 남은 곳. 사구 한 가운데 움푹 패인 마른 땅에는 고사한 채 600여년간 태양에 타들어가는 새까만 고사목 수십그루가 뿌리를 땅에 박고 있었다. 마치 한 편의 설치예술작품처럼.

딱정벌레 한 마리가 사구위를 날 듯 기었다. 아침 안개속에서 등에 맺힌 이슬을 목덜미에 굴려 마신다는 영악한 곤충. 사구 찾아가는 길 사막에서 타조와 오릭스 스프링복(아프리카 영양)을 수십마리나 보았다. 오가던 사구에서는 방울뱀과 도마뱀, 생쥐도 보았다. 그늘 드리우는 가지 무성한 나무 근방에는 늘 새떼가 있었다. 떼지어 다니는 ‘위버’라는 작은 새는 큰나무 가지에 아파트형 둥지를 틀고 살고 있었다. 풋내기 독수리부엉이 새끼 두 마리는 온종일 나뭇가지에 앉아 사막구경에 여념이 없었다. 기온이 43도까지 오르는 사막이지만 예서 태어나고 사는 사람이나 동물에게 사막은 죽음의 땅이 아니라 치열한 삶의 터전이었다.

summer@donga.com

# 여행정보

◇찾아가기 △나미비아〓서울↔홍콩(4시간) 홍콩↔요하네스버그(13시간20분·홍콩 출발/월수목토)↔빈툭(2시간10분). 남아프리카항공(www.flysaa.com) 한국총대리점 02-775-4697 △소수스플라이〓빈툭으로부터 자동차로 4시간반(300㎞), 경비행기는 1시간10분 ◇입국비자〓필요. 케이프타운(남아공) 시내의 ‘나미비아 관광청’(Namibia Tourism)에서는 즉석 발급. 발급료 138 N$(나미비아달러, 미화 1달러〓약 9.5N$). 발급료는 ‘뱅크 오브 나미비아’로 은행송금해야 하는데 송금수수료(32N$)는 별도. 위치는 Civic Center 옆 Standard Bank Center(Addlerley Street소재) 1층. 업무시간은 월∼금요일 오전 9시∼오후 3시. 현지/전화 021-419-3190,1 팩스 021-421-5840 ◇홈페이지〓www.tourism.com.na(나미비아관광청) www.namibiawildliferesorts.com(wildlife resort 안내)

# 패키지 여행

남아공의 케이프타운(테이블마운틴 케이블카, 와인테이스팅) 케이프페닌슐라(희망봉 물개섬 펭귄해변) 선시티(호화카지노호텔과 컨트리클럽), 짐바브웨의 빅토리아폭포와 나미비아의 나미브사막(쿨랄라 텐티드 롯지 투숙, 소수스플라이 사구트레킹후 귀로에 경비행기 탑승), 보츠와나에서 사파리를 즐기는 일정. ◇10일형〓399만원. 씨에프랑스(02-720-9377), 코리아 익스플로러(02-720-2117) ◇11일형〓요하네스버그 관광(금광투어 등) 추가. 430만원. 파라솔여행사(www.parasoltour.co.kr) 02-518-0009※가격은 유동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