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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박물관 큐레이터들 "한국 미술품 구입 너무 어려워요"

입력 | 2001-09-19 19:05:00

고바야시 히토시


“한국 문화재가 부족해요. 한국 유물을 더 많이 전시해야 외국인들이 한국 미술에 더욱 관심을 가질텐데….”

‘제3회 해외박물관 큐레이터 워크숍’(한국국제교류재단 주최)에 참가 중인 외국 유수 박물관 한국미술 담당 큐레이터들은 이구동성으로 한국문화재 부족을 하소연했다.

 이 워크숍은 외국의 한국미술 담당 큐레이터들에게 한국미술의 진면목을 이해시키기 위한 행사. 올해 주제는 ‘한국의 도자기’. 참가자 34명은 22일까지 2주간의 일정으로 서울, 광주, 전남 강진과 영암 등을 돌면서 한국 미술을 배운다. 

 참가자들을 만나 한국 문화재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버그린드 융만(미국 UCLA 미술사학과 교수)〓1970년대 한국에서 유학할 때 서예에 푹 빠졌고 열심히 사찰을 찾아 다녔다. 도자기도 매력적이다.  

 ▽이리나 일리시바(러시아 모스크바 동양박물관 큐레이터)〓한국 도자기의 매력이라면 시대에 따라 다르다는 점이다. 고려는 우아하고 화려하다. 조선시대엔 담백하고 자연스럽다.

 ▽고바야시 히토시(일본 오사카동양도자박물관 큐레이터)〓정양모 선생의 강의를 듣고 조선 백자를 보면 10가지의 정취를 느낀다. 보는 각도에 따라 그 맛이 다른데 그게 매력이다.

 ▽융만〓그러나 우리 입장에선 한국 도자기만 공부할 수는 없다. 서양에서 한국미술 담당자가 거의 중국 일본 미술 전공자라는 점이 아쉽다. 그러니 한국 미술의 독자성이 알려지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줄리아 화이트(미국 호놀룰루박물관 큐레이터)〓올 6월 호놀룰루박물관에 한국실이 생겼는데 주로 한국 교포들이 많이 찾는다. 아직 한국 미술은 세계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린다 최(미국 샌프란시스코 동양박물관 큐레이터)〓샌프란시스코는 한국 미술 전공자가 큐레이터로 있는 유일한 해외박물관이다. 한국인 2세들이 많이 찾아오는데 큐레이터들이 홍보 교육도 담당한다.

 ▽제인 포털(영국 브리티시뮤지엄 큐레이터)〓유물이 부족하다. 한국에서 중요 미술품을 구입해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

 ▽융만〓한국의 문화재보호법엔 문화재적 가치가 있고 100년 이상된 것은 해외 반출이 금지되어 있다. 그렇다보니 우리가 한국에서 좋은 문화재를 구입하기 어렵다.

 ▽포털〓한국의 개인 소장가들이 해외박물관에 기증하는 것도 어렵다. 외국 박물관 전시는 한국 문화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일텐데, 아쉽다. 한 예로, 브리티시뮤지엄에 신영훈성생이 세운 한옥 사랑방은 현재 인기가 대단하다. 우리는 11월 북한의 현대미술품도 전시해 외국인들이 남북한 미술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도록 꾸밀 것이다. 한국의 문화재를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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