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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서 토기 제작 日공급 가능성"…日야요이토기 가마터 발굴

입력 | 2001-09-05 18:45:00


동아대박물관이 경남 사천시 삼천포 앞바다 늑도에서 발굴한 일본 야요이 토기 가마터는 기원전 2세기경 한반도에서 대량으로 토기를 만들어 일본에 공급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고고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동아대박물관은 이곳에서 일본의 야요이 토기 노천 가마터 수십기를 대량으로 발굴했다. 가마터가 확인된 곳은 후기 청동기시대∼초기 철기시대(기원전 4∼기원전 2세기)의 패총 유적. 이곳에서는 수백점에 달하는 야요이 토기 조각도 함께 출토됐다.

야요이 토기 조각은 영남 해안지역에서 출토되어 왔지만 가마터가 발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발굴의 의미는 고대 한일 문화 교류사 연구에 중요한 단서가 된다는 점.

심봉근 동아대박물관장은 “늑도 패총 유적의 지표 50∼100㎝ 아래 층위에서 수십기의 가마터가 확인됐고 그 가마터에서는 다량의 숯과 붉은색 소토(燒土·불에 탄 흙)가 발견되어 이곳에서 토기를 구웠음을 알 수 있다. 이 패총 유적 전체가 노천 가마터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늑도 패총 발굴 현장은 숯 조각과 소토, 불에 탄 조개껍질로 뒤덮여 있는 상태.

야요이 토기는 일본 야요이시대(우리나라 청동기 초기철기 원삼국)에 제작된 토기. 구연부(口緣部)가 자루 모양이고 표면에 붉은 칠을 한 것이 특징이다. 일본에서는 영남 해안지역과 가까운 큐슈지역에서 발견되고 있다.

늑도에서 야요이토기 가마터가 발굴된 것은 한반도에서 야요이토기를 대량으로 만들었음을 의미한다. 심 관장은 “이곳 늑도에서 야요이토기를 구웠고 그것을 일본 쓰시마와 큐슈지방까지 공급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 고고학자는 “이번 가마터 발굴로 당시 야요기토기 제작인들이 늑도에 집단적으로 상주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당시 늑도를 중심으로한 동아시아의 문화교류가 대규모로 이루어진 것으로 봐야 한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그러나 야요이토기를 늑도에서 구워 일본에 공급했다는 단정은 아직은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정밀 발굴을 마친 후 가마터의 실체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신중론도 있다. 또한 토기 제작 집단이 일본 열도인인지 한반도인인지도 밝혀내야 한다. 아울러 당시 한반도 영남지역과 일본 규슈지역이 하나의 해양문화권을 형성해 한국 일본 국경 개념을 벗어났을 개연성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

늑도에선 그동안 한반도 중국 일본의 토기 화폐와 같은 생활 유물과 인골 등이 다량 발굴되어 이곳이 일종의 국제 무역항이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정설로 되어 있다. 이번 발굴은 12월까지 계속된다.

kplee@donga.com

◆ 야요이 시대

일본 사학계는 나름대로의 용어를 만들어 일본 역사의 시대 구분을 하고 있다. 기원전 1만년전 이전인 구석기시대는 선조몬(先繩文)시대로, 기원전 1만년부터 기원전 400년 전후까지의 신석기시대는 조몬(繩文)시대로, 기원전 400년 전후부터 서기 300년 전후까지의 청동기 초기철기시대를 야요이(彌生)시대로, 서기 300년 전후부터 600년 전후까지를 고훈(古墳)시대로 부른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조몬토기를 만들었던 일본은 야요이시대에 이르러 야요이 토기로 발전시켰다. 이번에 발굴된 야요이토기 가마터는 기원전 4세기부터 기원전 2세기 전후까지의 한반도 후기청동기-초기철기시대에 해당한다.

조몬시대까지 한반도와 일본 열도는 독자적인 문화를 형성했고 이후 야요이시대부터 활발한 문화교류가 시작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