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을 명예고고학자로?’
KBS 1TV ‘역사스페셜’(토요일 오후 8시)의 진행자인 탤런트 유인촌씨를 명예고고학자로 추대하자는 의견이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역사스페셜’은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과거 역사를 되짚어보는 프로그램으로 유씨는 1998년10월17일 이 프로그램 시작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진행을 맡아 왔다.
최근 한 고고학도가 한국고고학회 홈페이지 게시판에 ‘유인촌씨를 명예고고학자로 추대하면 고고학계의 이미지 강화와 대외 홍보는 물론이고 고고학의 대중화에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라는 내용의 의견을 올렸다.
점잖은 학계여서인지 찬반 의견 등 구체적인 반응이 즉각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 한국고고학회의 한 관계자는 “한 개인의 견해일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게시판의 ‘유인촌씨 명예고고학자 추대’ 의견에 대한 조회 수가 다른 글의 3∼4배에 육박해 일단 관심을 끄는데는 성공했다. 이러한 의견을 접한 고고학자들 역시 흥미로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찬성론〓“‘역사스페셜’이 고고학이나 문화재에 대한 관심을 높인 것이 사실이고 유인촌씨의 진행 역량이 크게 기여한 만큼 명예고고학자 추대를 논의해보는 것도 가능하지 않겠는가. 또는 한국고고학회의 명예회원도 가능하다. 긍정적으로 보면 학술 보고서나 신문기고보다 더 영향력이 클 것이다. 그렇다면 문화재 관련 행사 때 유씨를 초대해 공로상을 수여할 수도 있다. 이러한 의견이 좀더 확산된다면 이를 공론화할 필요도 있다.”
▽반대론〓“유씨의 공헌은 인정하지만 문화재관련 프로를 잘 진행했다고 해서 명예고고학자로 추대한다는 것은 다소 무리가 아닌가. 그리고 유씨를 명예고고학자로 추대하는 것은 자칫 쇼맨십의 발로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논의는 신중한 것이 좋다.”
이같은 소식을 전해들은 유씨는 다소 쑥스러워 하면서도 그리 싫지 않은 듯한 반응을 보였다.
“그냥 하는 소리겠죠. 제가 명예고고학자는 무슨 명예고고학자입니까. … 하지만 명예라면 명예로 생각하고 받아들이죠. 하여튼 이런 얘기가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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