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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도니아 대통령 사임요구 격화

입력 | 2001-06-26 18:42:00


알바니아계 반군과의 휴전에 반대하는 마케도니아 군중이 25일 오후 의사당에 진입, 보리스 트라이코브스키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의사당에 있던 트라이코브스키 대통령은 의원들과 함께 급히 대피해 무사했다.

26일 오전 수도 스코페는 일단 평온을 회복했지만 시위가 언제든 재연될 수 있는 불안한 상황이다.

25일 의사당 밖 도로에서 시위를 벌이던 5000여명 가운데 일부는 대통령 관저를 겸하고 있는 의사당에 난입, 가구 등을 창 밖으로 내던지는 등 난동을 부렸다. 반군과의 휴전에 불만을 품은 일부 군인과 경찰관도 시위대에 가세해 공포를 쏘아댔다.

시위를 취재하던 영국 BBC방송 기자 2명 등 언론인이 부상했다. 난동을 벌이던 시위대는 긴급 투입된 경비대에 의해 진압됐지만 상당수는 의사당 앞에서 경찰과 대치한 채 시위를 계속했다.

24일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중재로 정부군과 알바니아계 반군과의 휴전협정이 조인된데 대해 불만을 품은 시위대는 트라이코브스키 대통령을 ‘반역자’로 매도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군중은 “트라이코브스키, 사임하라” “나토, 배신자” 등을 외쳤다.

시위대는 특히 휴전 합의에 따라 정부군과 격렬한 전투를 벌이던 반군이 25일 NATO군의 보호 아래 스코페 외곽의 주요 전략 거점에서 철수를 하고 있는 모습에 격분했다. 마케도니아계 슬라브족인 트라이코브스키 대통령은 한때 외부 중재를 거부했으나 EU가 재정적 지원을 중단하겠다며 압박을 가하자 24일 휴전안을 받아들였다.

군중은 날이 저문 뒤에도 시위를 계속했으며 일부는 촛불을 켜고 반군과의 분쟁 이후 희생된 보안군 병사들의 명복을 빌기도 했다.

알바니아계 반군이 주요 거점에서 철수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알바니아 제2도시인 북서부 테토보 주변에서는 정부군과 반군 사이에 격렬한 교전이 이어지고 있다. 코소보 평화유지군으로 파견된 NATO군 일부 병력과 EU 관계자들은 25일 마케도니아 수도 스코페 외곽 지역에 머물고 있던 알바니아계 반군 수백명의 철수를 감시했다.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