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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컨페더컵 현장25시]위압감주는 '장내 경찰'

입력 | 2001-06-03 23:11:00


2001컨페더레이션스컵축구대회는 2002한일월드컵을 1년 앞두고 치러지는 ‘프레월드컵’.

이 때문에 국제축구연맹(FIFA)은 일본보다 FIFA 주최 대회를 처음 치르는 한국의 대회준비 및 운영에 큰 관심을 기울인 게 사실.

FIFA의 미디어총괄책임자인 케이스 쿠퍼(스위스)는 대회 예선이 막바지에 들어선 3일 한국의 준비 및 운영에 대해 “70% 이상 만족한다”고 밝혔다. 쿠퍼는 “대회 초기에 진행과 관련해 몇가지를 지적했더니 다음 경기에서는 완벽하게 고쳐졌다. 일부 미숙하게 보이는 부분은 단지 경험 부족일 뿐이었다”며 한국의 운영능력에 대해 높은 신뢰를 표시했다.

그러나 쿠퍼는 몇차례의 언급에도 불구하고 고쳐지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가 가장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보안과 관련된 경직성. 지금까지 역대 월드컵에서 경기장내 보안은 자원봉사자들의 몫이었다. 자원봉사자들이 경기장내 보안문제에 일차적인 책임을 지고 관중들에게 위압감을 주는 경찰이나 전문 보안요원들은 경기장 외곽에 대기하다 문제가 발생할 때만 대중앞에 노출됐다는 것. 하지만 한국의 경기장에서는 검은색 양복차림의 보안요원들은 물론 경찰들이 경기장내 곳곳에 배치돼 분위기를 경색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쿠퍼는 이런 보안요원들이 TV중계를 통해 전세계에 노출된다면 한국의 이미지에 엄청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단언했다.

자원봉사자나 진행요원의 규율문제도 여전히 불합격점을 받았다. 이들의 헌신성과 능력은 높게 평가했지만 관중석이나 스탠드에서 식사를 하거나 모여 웃고 떠드는 모습에서 충격을 받았다는 것. 이들은 공적인 업무와 관련해서만 관중들에게 노출돼야 한다는 것이 쿠퍼의 조언. 실제로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는 자원봉사자와 진행요원들이 관중석 곳곳에서 음식을 펼쳐놓고 식사를 하거나 삼삼오오 그늘에 모여 한담을 나누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또 업무에 비해 관계자들의 숫자가 너무 많은 것이나 대회 관계자들이 일관된 지휘체계아래 묶이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는 것도 개선해야 할 점으로 지적됐다.

hyangs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