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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재선 14명 심야회동]"31일 워크숍이 정풍결전장"

입력 | 2001-05-30 01:45:00


민주당 김중권(金重權) 대표가 중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29일 밤 민주당은 긴박하게 돌아갔다. 김 대표는 즉각 파문 수습에 나섰으나 초재선 의원들은 다시 모임을 갖고 ‘정풍(整風)운동’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초재선 의원 14인의 심야모임은 무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1차 성명 발표 참여자 5명과 2차 성명 발표 참여자 3명 및 신규 참여자 6명은 일단 31일 의원 워크숍을 ‘정풍운동’의 ‘최대 결전장’으로 삼자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동영(鄭東泳) 최고위원은 이 자리에서 “당이 변신할 수 있는 기회이다. 당 일부에서 초재선 의원들의 충정을 분열이나 갈등으로 보는 견해를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는 “초재선 의원들의 성명에 대해 많은 의원들이 위기를 공감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아닌 것 같다”는 얘기도 나왔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초재선 의원들 사이에 약간의 이견도 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초선 의원들이 “추상적으로 당정쇄신이라고만 하면 의도와 관계없이 권력투쟁 등으로 비칠 수도 있고 이용당할 수도 있다”고 지적하자, 일부 재선 의원들은 “구체적으로 밝히면 특정세력과 각을 세우는 것이 돼 바람직하지 않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것.

또 논의 과정에서 3당 정책 연합에 대해 “민정당 동우회로 비치고 있다”는 비판 등 당의 정체성을 우려하는 얘기도 많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참석자들은 천정배(千正培) 김태홍(金泰弘) 이재정(李在禎) 임종석(任鍾晳) 의원 등 4명으로 워크숍 준비팀을 구성했다

○…김중권 대표는 이날 귀국하자마자 재선 그룹의 멤버이기도 한 정세균(丁世均) 기조위원장으로부터 초재선 의원들의 성명 발표 취지와 사태의 경과 등에 대해 상세히 보고를 받았다.

김 대표는 공항에서 당내 ‘정풍 운동’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공세를 받고 “초재선 의원들의 충정을 이해한다. 애당심이 어린 충정을 확인하고 논의하겠다”고만 말했다. 그는 “초재선 의원들을 징계할 것이냐”는 질문엔 “앞서가지 말라. 당이 잘 해결하도록 도와줘야지 의견이 다른 것처럼 유도하면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당사에 도착한 김 대표는 오후 6시부터 당4역회의를 주재하면서 31일 의원 워크숍에서 의원들이 모든 의견을 다 개진하되, 그 후에는 집단행동을 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전용학(田溶鶴) 대변인은 회의 후 “김 대표는 의원 워크숍이 이번 파문을 매듭짓는 자리가 돼야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청와대 당무보고 시 워크숍 등에서 취합된 의견을 종합 정리해 건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순형(趙舜衡) 장영달(張永達) 이재정 이호웅(李浩雄) 정범구(鄭範九) 의원 등 ‘여의도 정담’ 소속 의원 5명도 이날 별도 모임을 갖고 대책을 논의했다.

이들은 소장파 의원들의 문제제기에 공감을 표시하면서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기로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소장파 의원들의 문제제기 방식에 대해서는 일부 비판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 의원은 모임이 끝난 뒤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며 “집권당의 위상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