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브로드웨이의 한 극장에서 무대의 막이 오르기 직전이었다. 재클린은 앞 좌석의 젊은 한쌍이 서로 머리를 기대듯 비스듬히 앉아 대화하는 내용을 엿듣게 되었다.
여자: 친구들이 그러는데 이 연극은 대사가 너무 길고 지루하대.
남자: 상관없어, 더 좋은 거라도 우리는 내내 잠만 잘텐데 뭐.
여덟 살 짜리 내 아들 막스는 배만 고프면 피자를 사달라고 조른다. 하루는 성화에 못이겨 집 부근 피자헛에 가서 피자를 먹게 되었다. 그 녀석은 너무 좋아 어쩔 줄을 모르더니 피자가 나오자 허겁지겁 덤볐다. 나는 “뭔가 좀 가르쳐야 되겠다”고 생각해 “막스야, 감사기도부터 해야지”라고 말했다. 막스는 두 손을 모으고 눈을 감았다. 나는 그 녀석 하는 짓을 보려고 한쪽 눈을 살며시 뜨고 있었다. 그때 옆을 지나던 한 웨이트리스가 우리 테이블 모퉁이에 무릎을 굽혀 앉더니 조용히 두 손을 모았다. 나는 뿌듯한 가슴으로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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