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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관객 눈 높아져 초연때보다 더 부담"

입력 | 2001-03-27 19:13:00


뮤지컬은 그를 늙게 하지 않는 ‘마법의 약’일지 모른다.

30일 서울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태풍’에서 여주인공 미란다로 출연하는 이정화(38).

뮤지컬 배우로 15년을 활동했지만 세월은 그를 살짝 비켜간 듯 하다. “사진을 날씬하게 찍어달라”며 싱긋 웃는 그는 여전히 소녀같다.

◇15년 경력…50여편 무대에서◇

1999년 초연된 ‘태풍’은 연출가 이윤택이 셰익스피어의 원작 ‘템페스트’를 뮤지컬로 각색, 연출한 작품. 망망대해에 떠 있는 무인도를 배경으로 권력과 탐욕, 사랑, 용서 등 인간 군상의 내면이 그려진다.

이정화는 “관객의 눈이 더 높아지고, 더 새로운 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초연과 지난해 앙코르 공연 때보다 더 부담이 느껴진다”면서 “이번 무대의 미란다는 순수하고 거칠었던 이전 에 비해 여성적인 모습이 강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역할을 맡은 미란다는 무인도에 살고 있는 마법사 프로스페로(박철호)의 딸. 마법의 힘에 이끌려 무인도에 도착한 알론조왕의 아들 퍼디넌트(남경주)를 보자마자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는 이 뮤지컬에서 미란다와 퍼디넌트의 이중창인 ‘나는 당신을 느껴요’를 비롯, ‘바다를 잠재워 주세요’ ‘내 기억 속의 새가 날았어’ ‘나의 고백’ 등을 들려준다.

그는 상대역인 남경주를 평소 오빠라고 부르며 친하게 지낸다. 서울예대 재학 시절 그의 꿈은 뮤지컬 배우가 아니라 가수였다. 그러나 남경읍 남경주 형제가 85년 뮤지컬 ‘철부지’를 준비하면서 노래 잘하기로 소문난 이정화를 끌어들인 것.

“지금은 뮤지컬 배우가 많아졌지만 90년대초까지 주역은 손가락을 꼽을 정도였습니다. 경읍이 오빠, 아니면 경주 오빠가 대부분 상대역이었습니다. 눈빛만 보면 생각을 알 수 있을 정도로 호흡이 잘 맞지요.”

‘철부지’ 공연 이후 87년 서울예술단에 입단한 이정화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가스펠’ ‘애니’ 등 브로드웨이 뮤지컬과 ‘애랑과 배비장전’ ‘성춘향’ 등 50편에 가까운 뮤지컬에 출연했다.

“지금 스무살이면 정말 좋겠습니다. 후배들이 부러워요. 팬들도 많아졌고 매력적인 작품도 많이 제작되고 있습니다. 나이가 더 들기 전에 좋은 무대에 자주 서고 싶습니다.”

주저하며 살짝 밝히는 그의 꿈 하나. 뮤지컬 ‘미스 사이공’의 여주인공 킴역을 연기하는 것이다.

◇'미스 사이공'역 해보고파◇

“98년 출산을 하지 않았다면 오디션을 위해 영국행 비행기를 탔을 겁니다. 그 때 어쩔 수 없이 포기했지만 오디션이 있다면 언제든지 날아갈 생각입니다.”

체코 음악가 데넥 바르탁이 음악을 맡은 이번 작품에는 이정화 이외에 송용태 유희성 등 중견 배우들이 출연한다. 공연은 4월6일까지 월∼수 오후 7시반, 금토 오후 3시 7시반, 일 오후 3시 7시. 1만∼5만원. 02―523―0986

g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