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증시가 불안하다…"
선물·옵션만기일인 8일 마감 동시호가에서 쏟아진 프로그램 매수에 힘입어 주가지수가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했으나 오히려 여의도 증권가에는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다.
마감 동시호가 직전 98억원의 순매수를 보이던 외국인 투자가들이 장 마감 후에는 오히려 366억원 순매도를 기록하는 등 막판에 주식을 내던진 때문이다.
무려 464억원 어치의 주식을 불과 10분 사이에 처분한 것이다. 특히 마감 동시호가 10분전인 오후 2시40분 현재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가 이날 최고치인 312억원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며 20분 사이에 678억원 어치의 주식을 던진 것이다.
외국인들이 쓸어내듯 정리한 매도물량은 기관 투자가들이 전량 소화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기관은 전날에 이어 이날에도 외국인과 정반대 매매패턴을 유지했다. 장중 내내 매도우위를 보이다 마감 동시호가를 이용해서 주식을 매수, 184억원 매수 우위로 급반전했다. 동시호가 돌입 직전 450억원 순매도에서 184억원 순매수로 반전함에 따라 10분사이에 무려 634억원의 주식을 사들인 셈이다.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규모가 동시호가 직전 362억원에서 장마감 후 152억원으로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기관이 외국인과 개인의 매도물량을 전량 흡수, 소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외국인들의 장 막판 매도의 배경이다.
현재로는 매수세를 이어가던 삼성전자를 외국인들이 마감 동시호가 상황에서 오히려 집중 매수한 때문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메릴린치증권이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을 던지다시피 정리한 것으로 나타나 그 배경에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기관의 매수에 힘입어 전날보다 500원이 오른 채 장을 마감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국내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할 때 장막판 외국인들로부터 집중 공략을 당했다는 것이 증시 참여자들을 부담스럽게 하는 부분이다.
동시호가에서 삼성전자를 집중적으로 내던진 외국계 증권사는 메릴린치다. 이 회사는 이날 삼성전자 주식을 12만8640주나 매도했다.
메릴린치는 또 SK텔레콤도 동시호가에서만 2만여주를 매도, 총 4만485주를 판 것으로 파악됐으며 한국통신공사 15만6570주를 처분한데 이어 포철주도 5만1300주를 던졌다. 또 한국전력도 36만5940주를 팔고, 국민은행을 15만200주 파는 등 시가총액 상위 6개 종목 모두에서 매도주체 1위를 기록했다.
메릴린치는 이밖에 현대차 12만3020주를 비롯 신한은행 12만7000주, 삼성중공업 11만1790주, 담배인삼공사 9만2460주, 한미은행 7만8920주, 삼성물산 7만7470주 등을 매도, 매도주체 5위권내에 들어있다.
증시 관계자는 "기관과 외국인이 정면충돌했다"면서 "그러나 외국인의 시장 지배력이 훨씬 큰 점을 고려하면 증시가 불안하게 움직일 가능성이 커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내일 증시의 관건은 거래소시장에서 외국인의 매매동향"이라며 "주가지수가 전 박스권의 저점이었던 580대에 진입하면 또다시 매도물량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약 1500억∼2000억원 규모의 매수차익잔고가 롤오버된 6월물 가격이 71.90으로 KOSPI200지수보다 저평가된데다 이론가격과의 괴리율도 2.14%에 달하는 등 저평가된 상황이다.
이는 내일 증시에서 프로그램에 의한 현물매도-선물매수의 가능성을 높이며 증시를 압박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방형국bigjo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