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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경제정책 비판]"현대 감싸는 정부 의혹 많다"

입력 | 2001-02-02 18:44:00


한나라당의 이한구(李漢久)제2정조위원장과 이상득(李相得)경제대책위원장, 유승민(劉承旼)여의도연구소장 등 ‘경제통’들은 현대건설 지급 보증과 신규 대출 조치 등 정부의 최근 경제정책에 대해 “경제 논리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조치”라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현대그룹 문제〓이들은 “현대그룹 문제를 정부가 원칙대로 처리하지 않을 경우 부실을 키워 ‘제2의 대우사태’를 맞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한구위원장은 “현대그룹이 4번이나 자구 계획을 밝히고도 한번도 지키지 않았는데, 회사채 신속 인수와 지급 보증 등을 해주는 것은 명백한 특혜”라며 “정부가 마치 현대의 살림살이를 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조치 때문에 정권이 현대와 유착돼 있다는 인상을 준다”며 “98년 현대증권과 손잡고 무리하게 주가를 띄웠던 정부가 ‘작전’이 드러날까 봐 그러는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상득위원장은 “정부가 자구노력 없이는 일절 지원하지 않겠다고 해 놓고, 현대에는 온갖 지원을 다하면서 제대로 자구노력을 한 기업은 외면하고 있다”며 “정책의 일관성과 보편성을 깨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대의 장래성과 채산성 등을 생각하지 않고 질질 끌려다닐 경우 대우사태처럼 엄청난 재원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유소장은 “정부가 대북사업 추진 과정에서 도움을 받은 현대에 특혜를 주는 것이거나, 정계 개편과 개헌, 김정일(金正日)답방 등 정치 현안 때문에 골치 아픈 구조조정을 회피하려는 것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경기저점 통과론과 대우문제 처리〓유소장은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11월과 12월의 산업활동 동향을 살펴보면 생산과 소비 등 모든 경제지표가 악화됐다”며 “연기금 주식투자 방침 등으로 반짝 경기가 뜰지는 몰라도 실물 경제가 좋아진다는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상득위원장은 “대우문제는 김우중(金宇中)전회장이 잘못한 것인데 김전회장은 놔두고 계열사 사장 몇 명을 잡아넣는 것은 엄정한 법 집행이 아니다”고 비난했다.

▽정책 제언〓이들은 정부에 대해 “경제 원칙에 맞춰 정책적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주문했다.

이상득위원장은 “문제점이 있으면 국민에게 솔직하게 알려서 치밀한 대책을 세워 나가야지 정치 논리에 입각한 땜질식 처방은 안된다”고 말했고, 유소장은 “체질 개선은 미룬 채 돈 풀어서 당장의 성적표만 좋게 하려 하지 말고, 김대중(金大中)대통령 퇴임 때 올바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경제정책을 운용하라”고 말했다.

eodls@donga.com

한나라당 경제전문가들의 발언 요지

이한구 위원장

·현대 회사채 신속인수와 지급보증 등은 명백한 특혜다
·‘주가띄우기 작전’ 비리 드러나는 것 두려워해 특혜주는 것 아니냐

이상득 위원장

·정부 스스로 정책의 일관성과 보편성을 깨 구조조정을 지연시킨다
·기업에 앞서 정부부터 정책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해야 한다

유승민 소장

·실물경제가 좋아진다는 아무런 증거도 없는데 섣부른 경기저점통과론을 내놨다
·눈앞의 성적에 급급하기보다 퇴임 때를 생각하는 경제정책 운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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