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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문화산업이 '황금알'…세계 각국 정부차원 적극 지원

입력 | 2001-01-28 20:07:00


지난 한 세기동안 문화와 산업은 어울리기 어려운 대립적인 현상으로 인식됐다.

문화는 정신적 가치를 창조하는 활동으로 여겨진 반면 산업은 물질적 가치를 추구하는 활동으로 생각했기 때문.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전통적인 제조업에선 상상할 수 없는 부가가치를 창출해내는 문화상품에 대해 ‘상업적’이라느니 ‘외도’라는 등의 평가는 이제 어울리지않는 시대가 됐다. 문화산업이라는 말까지 등장했을 정도.

문화산업은 이제 각국 정부가 직접 챙길 정도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추세다. 비중이 점차 커지는 멀티미디어 분야에서 멀티미디어라는 그릇에 담을 다양한 콘텐츠로 활용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는 것. 게다가 미국에서 90년대 후반 창출된 일자리 가운데 문화산업이 창출한 일자리가 20%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올 정도로 다른 산업에 대한 파급효과도 만만치 않다.

이 가운데 특히 우선시되는 분야는 영상산업 부문. 지난해 할리우드 영화가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입은 60억달러. 한국 1년 예산의 70%에 달하는 액수다.

영상산업과 관련, 중국의 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이 남긴 유명한 일화 한 가지. 한 모임에서 장주석은 “동지들도 미국영화 ‘타이타닉’을 한 번 보기 바란다’고 말했다. 2억5000만달러로 만든 영화가 10억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렸다는 얘기에 “이게 바로 벤처비즈니스”라고 강조했다는 것.

자연히 각국 정부는 영상산업의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정부는 영원한 일등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자국 영상산업의 해외진출을 위해선 가능한 모든 채널을 동원해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한다.

유럽은 유럽영화의 보호와 육성을 위해 유럽연합(EU)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했다. 3개국 이상의 영화 공동제작에 대해선 재정 지원을 하고, ‘카툰’ ‘유럽시나리오 기금’ 등을 통해 애니메이션 영화 제작과 시나리오 창작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문화전쟁에서 낙오하지 않기 위해 문화관광부내에 문화산업국을 신설하는 등 체계적인 문화산업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자본과 기술의 취약성 △전문인력 부족 △문화산업의 경제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인식부족 등이 여전히 문화산업의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