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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리포트]부산경제에 '제2롯데월드' 훈풍…107층 건물 2005년 완공

입력 | 2001-01-02 19:05:00


부산에서는 제2롯데월드를 모르면 ‘외지인’ 이다. 이제 막 기공식을 치렀을 뿐 완공까지는 5년이나 남은 부산 제2 롯데월드는 벌써 부산 시민들에겐 명소가 돼 있었다. 부산은 대한민국의 ‘넘버 투’ 도시이지만 그 안에 들어설 제2 롯데월드는 당당히 ‘월드 넘버원’이기 때문이다.

남다른 진취성과 승부사적 기질로 유명한 부산 시민들에게 제2 롯데월드는 잔뜩 움츠러든 지역경제 부활과 자존심 회복의 신호탄으로 여겨진다. 1931년 세인의 주목을 받으며 완공됐지만 대공황 탓에 사무실이 텅 비어 ‘엠프티(empty) 스테이트’라는 비아냥거림을 들었던 미국 뉴욕 맨해튼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 결국 미국경제 회복의 주역이 되었던 것처럼.

호텔, 백화점, 위락 및 관람시설 등 3개 건물이 큰 축을 이룰 부산 제2 롯데월드는 바닷가 9134평에 건립된다. 내부의 테마파크, 게임룸, 아이스링크, 연회장, 영화관, 공연장 등에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꿈의 궁전’이다.

화제의 107층짜리 건물은 1500객실 규모의 호텔. 맑은 날 101층 전망대에 올라서면 멀리 쓰시마섬까지 내려다 볼 수 있다. 18∼58층은 특1급의 월드호텔, 60∼87층은 특1급 톱그레이드의 타워호텔로 차별화 한다. 빼어난 전망을 자랑하는 타워호텔은 웬만한 VIP나 재력가가 아니면 묵을 엄두를 못낼 정도로 고급스럽게 꾸밀 예정이다.

외벽은 심플하면서도 초현대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유리와 스테인리스강으로 장식한다. 특히 건물 상층부(104∼107층) 테마파크는 유리와 유리를 연결하는 격자(格子)가 보이지 않도록 첨단공법을 적용한다. 안경으로 치자면 ‘무테안경’인 셈이다.

아직은 텅 빈 롯데월드 건설현장을 벗어나 발길 닿는 대로 광복동 남포동 자갈치시장 등을 헤맸다. 98년 부산시청이 연산동으로 옮겨가기 전만 해도 부산의 중심 상권이었지만 지금은 가게를 내놔도 팔리지 않을 정도로 ‘잊혀진’ 지역이다.

하지만 분위기가 달라졌다. 롯데측이 호텔에서 남포동 광복동 상권에 잇닿는 지하상가를 만들기로 해 상인들은 옛 영화를 떠올린다. 남포동에서 조그만 옷가게를 운영하는 40대 여주인은 “롯데월드가 지척에 들어서면 머지 않아 권리금이 붙는 날이 다시 올 것”이라고 기대에 부푼 모습이었다.

롯데월드는 직접적으로도 엄청난 ‘특수(特需)’를 안겨 줄 것으로 기대된다. 사업비만 해도 1조2000억원. 공사에 필요한 인원도 연간 50만명을 헤아린다. 2005년 말 완공 후에는 호텔직원 등 모두 1만8000여명이 일자리를 얻을 수 있을 전망. 부산시는 제2롯데월드 관광객이 연간 1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낙관한다. 예상되는 지방세 수입만 매년 150억원.

부산시 건축주택국 김영기씨는 “제2롯데월드 공사가 본격화되면 부산은 ‘실업률 전국 최고’라는 불명예를 떨쳐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