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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주가/상한가]"선심행정 반성" 고재득 성동구청장

입력 | 2000-12-26 20:59:00


"주민들의 반발을 의식하다 보니 선심행정을 하게 됐습니다. 이 점을 반성합니다."

민선인 서울 성동구 고재득(54)성동구청장이 출범5년째를 맞는 자치행정에 대해 '고백성사'를 해 화제다.

자신의 치부를 숨기다 언론에 공개돼 망신당한 수많은 유명인사를 본 우리에게 그의 '고백'은 꽤나 신선한 충격이다.

그가 스스로 밝힌 사례들을 잠깐 들춰보면,

하나, 왜 이리 표창을 많이 줬지요? 94년 표창장 건수가 410건인데 올 한해는 1300건으로 3배이상 늘었습니다. 인기를 노린 선심성 행사라고 인정합니다.

둘, 불법주정차 단속건수도 6년새 32.5%나 줄어들었어요. 이 기간 성동구에서 자동차 등록대수가 1만6850대나 늘어난 걸 감안하면 '솜방망이 단속'이란 말을 들어도 쌉니다.

셋, 그런데 각종 무허가 건물은 15.6%, 불법 노점상은 81.7%나 늘었어요. 갑자기 불어닥친 경제위기가 주원인이었지만 집단민원 없이 '좋게 좋게' 넘어가려는 구청측의 태도도 한몫 했음을 인정합니다.

듣고 보니 정말 '선심행정'의 표본들이다. 혹시 그는 강심장이 아닐까? 아니면 이것도 차기를 노린 엉큼한 노림수?

그러나 그건 분명 아닌것 같다. 그는 "잘못을 인정하는 바탕위에서 새로운 변화를 모색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고백성사의 배경을 설명했다.

문득 '잘못을 인정하는 그 순간 진정으로 용기있는 자가 된다'는 옛말이 생각난다.

최용석/ 동아닷컴 기자 duck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