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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분석-비평담은 이론서적 봇물

입력 | 2000-12-03 18:57:00


게임도 학문이다.

컴퓨터게임을 체계적으로 해보려는 단행본 출간이 늘고 있다. 특히 요즘 나오는 책들은 이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기존의 게임관련 출판물은 대부분 ‘게임을 잘하는 법’, ‘프로 게이머가 되는 법’, ‘게임을 쉽게 풀어나가는 법’ 등 기술적인 면에 치우쳐 있었다. 그러나 최근의 책들은 게임이란 분야에 산업적, 혹은 사회·문화적 시각을 적용한다. 학문적 접근을 하고있는 것. 게임을 ’세계를 혁명하는 힘’으로 바라보는 사람도 있고 게임종합지원센터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게임 개론서를 내놓은 공무원도 있다. 새롭게 등장한 ’게임평론가’들은 나름대로의 게임관(觀)을 설파하며 분석과 비평의 이론적 틀을 세우려 한다.

게임산업의 실수요자인 게이머들도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들은 수동적인 수용자 입장을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자신들이 즐기는 게임을 전문가 못지 않은 솜씨로 치밀하게 해부하는 것은 물론 방대한 자료를 토대로 게임사(史)를 정리하고 작품간 계보를 만들기도 한다. 일부는 전문가들의 영역인 ‘저술활동’에 나서기도 한다.

직접 게임제작을 해보고 싶어하는 독자들을 겨냥한 프로그래밍과 캐릭터 디자인, 시나리오 창작에 대한 입문서도 나왔다. 게임을 즐기는 과정에서 쉽고 자연스럽게 외국어를 배울 수 있다는 ’에듀테인먼트’ 서적들처럼 출판사의 치밀한 기획에 의해 만들어지는 책들도 많다.

이런 현상은 게임이 단순한 개인적 오락거리 차원을 벗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는 게임도 현실을 반영하고, 다양한 관심과 창의를 표출하는 활동으로 재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게임은 그저 게임일 뿐이라는 의견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게임도 당당히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평가받아야 하지 않을까. 지금 게임은 최첨단 컴퓨터 기술의 총합인 동시에 음악과 문학, 미술이 결합된 ‘종합예술’이다.열정과 전문성을 가진 게임 마니아들은 이제 게임을 즐기며, 게임을 만들며, 게임을 ‘텍스트’로 삼아 읽고 있다.

최복규(게임평론가 bkchoi71@fre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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