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르노자동차가 일본 닛산자동차를 인수하면서 ‘점령군 사령관’으로 임명한 카를로스 공 사장의 기업개혁 작업이 일단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 사장은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을 갖고 2000회계연도(2000년4월∼2001년3월)의 당기순이익이 2500억엔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이는 5월에 예상했던 600억엔의 4배로 닛산자동차는 4년 만에 흑자를 기록했다. 이같은 추정대로라면 닛산은 역대 최고 이익을 내게 되며 혼다자동차를 제치고 도요타에 이어 자동차업계 2위로 복귀하게 된다. 닛산자동차는 99회계연도에서 은행을 제외한 일반기업으로서는 최대인 6845억엔의 적자를 냈다.
공 사장은 지난해 10월 기업 회생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나를 포함, 전 임원이 퇴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닛산자동차가 흑자로 전환한 것은 부품 조달 비용을 20% 줄인다는 계획이 성공하면서 북미지역 판매가 늘어났기 때문. 올 상반기 북미지역 판매대수는 당초 줄 것이란 예상과 달리 2.4% 늘었다. 공 사장은 이를 ‘가장 기뻤던 오산’이라고 표현했다. 327억엔어치의 고정자산과 불필요한 주식 90억엔어치를 매각하는 등 몸집 줄이기 작전도 주효했다. 우주항공사업부 등 이익을 내지 못하는 사업 부문도 정리했다.
그러나 닛산자동차의 진정한 회생은 앞으로 3년간 선보일 예정인 22개 차종이 얼마나 팔릴지에 달려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닛산자동차의 일본 내 판매는 지난해에 비해 9.4%포인트 줄어드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강력히 추진중인 공장 통폐합과 대폭적인 인원삭감 계획이 예정대로 추진될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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