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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지춘희씨 "'아셈갈라쇼' 오프닝 테마는 '순정'"

입력 | 2000-10-19 18:47:00


순정(純情). 아셈 갈라쇼의 오프닝을 장식하는 디자이너 지춘희가 내세운 테마다. 그는‘고품격 리더층을 위한 하이퀄리티 페미닌 스타일’이 무언가를 세계의 퍼스트레이디들에게 보여주겠다며 벼르고 있다.

얼마전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지에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소식과 나란히지춘희의 작품, 여성미가 강조된 원피스가 ‘서울컬렉션의 대표의상’이란 이름으로 실렸다. 이처럼 해외에서 더 알아주는 그이지만 지금이 한국패션계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이라고 지춘희는 걱정한다.

“바로 옆집이죠. ‘루이뷔통’ 개업식을 하는데 3일만에 뚝딱 가건물을 짓더니 그다음날 파티를 하는데 한 3000명이 몰리는 거예요. 야 이렇게 강건너 불구경하다가 인제 우리 큰일 나겠구나 싶더라고요.”

해외명품과 동대문보세의류의 양극단으로 치닫는게 국내패션시장의 현재상황. 그동안 자체 브랜드를 제작하며 국내시장의 견인차 역을 담당했던 디자이너들은 갑작스러운 환경변화에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진단이다. “하지만 일방적으로 해외브랜드에 경쟁을 ‘당할 수만은’ 없습니다. 기왕 관(官)도 합심하는 만큼 우리도 당분간은 해외시장공략에 주안점을 두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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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춘희가 강조하는 세계시장 공략의 최대전술은 ‘정교한 바느질’이다. 모방이냐 아니냐는 논의가 무의미할만큼 세계패션시장의 디자인은 공동화됐으므로 눈에 띄지 않는 곳부터 승부수를 띄운다는 것.

그는 이번 갈라쇼 후 퍼스트레이디들의 ‘구전효과’를 주목한다. 몇백명의 해외바이어들 못지않은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다.

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