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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보의 옛날신문읽기] 힘내라! 홍석천!

입력 | 2000-09-30 10:47:00


< “사실…남자가 좋습니다.”탤런트 홍석천(29)이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혀 충격을 주고 있다.(중략)

홍석천은 그 동안 여성적인 몸짓과 말투로 의혹의 눈길을 받아온 것이 사실. 그러나 이를 공개적으로 질문하거나 추궁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는 금기였고 서로 화제 삼지 않는 것도 불문율이었다.(하략) >

바로 얼마 전 한 스포츠신문에 1면 머리로 실렸던 기사입니다.

이 기사를 읽고 낡은 신문 스크랩을 뒤져 다음의 기사들을 찾아냈습니다. 앞의 것은 AP통신 기사를 받아 게재한 66년 8월4일자 국내 신문기사, 뒤의 것은 88년 11월4일자 신문기사입니다. (두 기사 모두 어느 신문의 것인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스포츠신문 기사의 제목은 `호모 운운'이었습니다.(게이라는 말 대신 호모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은 폭력입니다. 흑인 대신 검둥이, 사회주의자 대신 빨갱이, 연예인 대신 딴따라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은 대상에 대한 멸시 행위지요.)

불쌍한 아랍 노인의 처형 장면은 야만적이기 짝이 없군요. 공윤이 동성애를 바라보는 시각은 강간 혹은 근친상간의 동일선상에 있습니다.

캐빈 제닝스가 지은 `역사속의 성적 소수자'라는 책에는 동성애자에 대한 역사 속의 폭력에 관한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두 가지 사례를 소개합니다.

나치 파시스트들은 동성애자들을 `독일을 잠식시키는 부패한 무리들'로 보았습니다. 나치는 마침내 1928년 다음의 성명을 발표합니다.

그리고 나치는 동성애자들를 대량으로 살육하고 도륙하지요. 그들이 국가를 좀먹는다는 얼토당토 않은 누명을 씌워서.

`빨갱이 사냥꾼' 조셉 매카시는 동시에 동성애자 사냥꾼이기도 했습니다. 사회주의자, 공산주의자들을 사냥하던 매카시 일당은 50년대에 접어들면서 동성애들에 대해서도 `국가안위를 위협하는 존재들'이라는 누명을 씌웠습니다. 이들의 주장은 이러했습니다.

그리고 매카시와 그의 동료들은 수많은 동성애자들을 직장에서 쫓아냅니다. 동성애자들은 매국노라는 터무니 없는 누명을 씌워서.

홍석천씨, 용기를 갖고 당당하게 사세요. 이 말을 하고싶었습니다.

늘보letitbi@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