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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세계스타]다시 돌아온 '다이빙 여왕' 푸밍샤

입력 | 2000-08-27 19:03:00


1991년 2월 FINA(국제수영연맹) 세계선수권대회 다이빙 여자 10m플랫폼에서 혜성처럼 나타난 푸밍샤(중국)가 금메달을 따내자 수영계는 크나큰 소용돌이에 빠졌다.

푸밍샤는 당시 만12세6개월로 수영세계선수권대회 사상 최연소 금메달리스트의 영광을 차지했다.

그러나 푸밍샤의 등장은 엉뚱하게도 인권문제를 야기시켰다..

어린 나이에 고난도 기술을 완벽하게 연출하기 위해서는 혹독한 훈련이 불가피했을 것이고 이는 스포츠정신에 어긋난다는 것이 수영계의 생각.

결국 논란은 FINA가 수영 3대 이벤트인 올림픽,세계선수권대회 및 수영월드컵 참가는 해당년도 만 14세 이상만이 참가할 수 있다는 규정을 신설하면서 일단락됐다.

그러나 푸밍샤는 만14세가 되는 92바르셀로나올림픽 10m플랫폼에서 미국과 러시아의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금메달을 따내 ‘다이빙여왕’임을 보란 듯이 입증했다.

뿐만 아니다.96애틀랜타올림픽에선 심한 독감에도 불구하고 주종목 10m플랫폼 뿐만 아니라 보다 정확도와 타이밍이 중요한 3m스프링보드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여자다이빙에서 2종목을 모두 석권하기는 60년 로마올림픽 크라머(독일)이후 36년만의 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출신인 푸밍샤가 다이빙을 시작한 것은 7세때였고 9세때 코치 유펜에게 발탁돼 베이징에서 본격적으로 강도 높은 훈련을 받아와 ‘다이빙기계’가 됐다.

바르셀로나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뒤 인터뷰에서 아버지 직업을 묻는 질문에 대답을 못할 정도로 가족과 격리된 채 훈련에만 매달려왔다. 결국 무리한 훈련이 문제가 돼 푸밍샤는 애틀랜타올림픽 직후 돌연 은퇴를 해버린다.

어린나이에 초인적인 훈련으로 뇌진탕 증세는 물론 노이로제 증세까지 보이는 등 심신장애가 온 것.세계 수영계는 이대로 푸밍샤가 무대에서 사라진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99년 8년만에 또다시 푸밍샤 때문에 깜짝 놀랐다. 은퇴 2년 6개월만에 21세의 성숙한 대학생(칭화대 경제학과)으로 다시 풀로 뛰어들기 시작한 푸밍샤는 미국다이빙그랑프리와 팔마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거푸 우승을 차지한 것.

손으로 발끝을 잡는 파이크자세와 섬머소트(공중제비)는 더 이상 완벽한 자세는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

어린시절과는 달리 심리적으로도 성숙해진 푸밍샤는 “우승을 생각하기 보다는 매번 최선을 다할 뿐이다”라고 각오를 말한다.푸밍샤가 시드니올림픽에서 2종목 우승을 보태 다이빙 사상 첫 5관왕의 불후의 기록을 남길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는 바로 정신적인 안정이다.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