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산업은 매년 매출액이 10% 이상 증가하고 있다. 미국게임협회(IDSA)가 최근 816가구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 5명 중 3명(60%)이 일상적으로 게임을 즐기고 있다고 한다. 이는 게임이 TV와 비디오, 독서를 제치고 집에서 즐기는 오락 중 1위로 올라섰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최근엔 게임의 폭넓은 인기를 바탕으로 게임을 원작으로 한 영화 제작이 유행으로 자리잡고 있다. 얼마 전 국내에서 개봉한 SF 영화 ‘윙커맨더’는 우주전투 시뮬레이션 게임 ‘윙커맨더’ 시리즈가 원작이다.
근육질의 미녀 라라 크래프트가 벌이는 액션어드벤처 게임 ‘툼레이더’는 파라마운트에서 2001년 여름 상영을 목표로 촬영에 들어갔다. 툼레이더는 특히 ‘콘에어’‘장군의 딸’ 등으로 유명한 사이먼 웨스트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자 안젤리나 졸리가 주인공을 맡아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를 새로운 스타일로 각색해 올 가을 발매 예정에 있는 ‘아메리칸 멕기의 엘리스’ 역시 미라맥스와 영화제작 계약을 맺었다고 게임뉴스전문 사이트 FGN 온라인이 밝힌 바 있다.
물론 과거에도 게임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는 ‘슈퍼 마리오’‘스트리트 파이터’‘모탈컴뱃’ 등 여러 편이 있었다. 하지만 이들 영화는 대부분 흥행에서 참패했다. 작품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실패의 원인은 아무리 성공한 게임이라도 게임인구 자체가 적다는 데에 있었다. 소수의 젊은 층만 즐기는 장르이다 보니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가 힘들었던 것이다. 따라서 한동안 게임은 영화의 소재가 되기 힘들다는 관념이 지배적이었다.
영화를 소재로 한 게임도 쓴 맛을 보긴 마찬가지였다. ‘제5원소’‘맨 인 블랙’‘인디펜던스 데이’‘스타십 트루퍼스’‘스타트렉’‘인디아나 존스’ 등 수많은 영화가 게임으로 다시 나왔다. 하지만 알라딘 등 디즈니 게임을 제외하곤 시장에서 외면당하는 신세를 면치 못했다. 이 경우 가장 큰 실패 원인은 영화 라이선스 취득에 너무 비싼 로열티를 지불해 실제 게임제작에 투입할 자금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적은 비용으로, 또 영화가 잊혀지기 전에 게임을 시판해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인해 완성도가 낮은 상태로 발매되기 일쑤였다. 결국 영화를 소재로 한 게임은 나오기 전부터 품질을 의심받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앞으로 영화와 게임의 동반자 관계는 전망이 밝다. 무엇보다도 게이머의 저변 확대가 그 힘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비디오 대여점 블록버스터는 이미 비디오게임 대여를 실시하고 있으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PC게임 소프트웨어 역시 시범적으로 취급하고 있다. 최근 잇달아 등장하고 있는 차세대 게임기는 고품질 영상을 전달할 수 있는 DVD를 지원, 영화와 게임산업간의 거리를 대폭 좁힐 것으로 기대된다. 과거에 소설이 그러했던 것처럼 이젠 게임도 폭넓은 대중적 인기를 바탕으로 다른 장르로의 재탄생을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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